날씨가 주원인인 한랭질환과 달리, 대장항문질환은 생활습관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겨울이 되었다고 해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대장항문질환도 날씨의 영향을 어느 정도 받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이 되면 기온이 떨어지고 습도가 낮아지게 되는데, 이는 항문 주변의 혈관을 수축해 혈액순환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체내를 건조하게 만들어 변비를 일으킨다. 이런 상태가 만성적으로 이어지면 항문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지면서 항문소양증이나 치질과 같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겨울철 식습관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겨울에는 붕어빵, 호떡, 계란빵 등 식욕을 유발하는 다양한 간식거리가 있는데다가 음식도 다른 계절보다 기름지고 자극적인 경우가 많다. 코로나19로 연말연시 모임은 줄었지만 온라인 모임으로 혼술을 즐기다가 과음을 하는 이들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식습관을 이어나간다면 과민성대장증후군과 같은 질환에 노출되어 잦은 변비와 설사에 시달릴 수 있다.
이처럼 겨울은 만성적인 대장항문질환에 노출되기 쉬운 계절이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도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허리, 복부, 엉덩이 쪽의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항상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차갑고 딱딱한 바닥이나 의자에 앉는 습관은 개선하도록 해야 한다.
식습관 역시 원활한 배변활동을 할 수 있게 바꾸는 것이 좋다. 부드럽고 건강한 대변을 만들기 위해서는 섬유질 및 수분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통곡물을 비롯하여 콩, 해초류, 야채, 과일 등 영양분을 고루 갖춘 건강식을 골고루 섭취하고, 하루에 6~8잔 정도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오래 서 있거나 앉아있는 습관도 항문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개선해야 한다. 장운동을 돕는 스트레칭과 꾸준한 운동, 좌욕 및 항문을 청결하게 유지하기 위한 관리, 화장실에서의 배변활동은 가능한 빠르게 끝내려는 노력 등도 대장항문질환을 예방하는 좋은 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대장항문질환은 추운 겨울에 더 발병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철저하게 관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이미 대장질환이나 항문질환에 의한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할 수 있으니 치료시기가 늦어지지 않도록 빠른 시일 안에 내원하여 진단을 받아보길 바란다.
대항하정외과윤진석원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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