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암 환자 5명 중 1명은 유방암, 40~50대 많아 … 35세 2년마다 임상검진, 40세 이후엔 1~2년마다 유방촬영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18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전체 여성 암 환자 11만5080명 중 약 20.5%에 해당하는 2만3547명이 유방암으로 나타났다. 여성 암 환자 5명 중 1명은 유방암 환자인 셈이다.
오세정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유방갑상선외과 교수는 “유방암은 완벽하게 예방할 수는 없지만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30세 이상 여성은 매월 자가 검진을 시행하고 35세 이상은 2년 간격으로, 40세 이상 여성은 1~2년마다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력·가족력·여성호르몬 등이 위험인자= 아직 유방암의 명확한 발생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위험인자는 알려져 있다. 가장 위험한 인자는 유방 종괴의 조직검사에서 상피내소엽종이나 비정형증식이 진단된 과거력, 모녀간 또는 자매간에 유방암 환자가 있는 가족력이다. 이와 함께 이른 초경, 늦은 폐경, 출산이나 수유 경험이 없거나 늦은 초산 등으로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에 노출된 기간이 길수록 유방암 발생 위험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밖에 비만, 피임약 등 여성호르몬제 복용, 알코올, 카페인, 방사선 등도 위험인자에 해당한다.
오세정 교수는 “유방에서 덩어리가 만져지거나 유두가 함몰되고, 유방의 피부가 부어올라 땀구멍이 두드러져 귤껍질처럼 보이거나 유두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온다면 유방암을 의심해야 한다”며 “특히 유두, 유륜에 습진 같은 피부질환이 생겨 진물이 난다면 이는 ‘파젯병’이라는 특수한 형태의 유방암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조직검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자가-임상-영상 등 연령 따른 검진 필수= 유방암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다. 유방암은 ‘자가 검진’, 의사에 의한 ‘임상 검진’, X선 촬영, 초음파 촬영 등 ‘영상 검진’ 3가지 방법으로 진단할 수 있다. 자가 검진은 매월 생리가 끝나고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 하는 것이 좋고, 임신이나 폐경으로 생리가 없을 때는 매달 날짜를 정해놓는 게 좋다. 그러나 자가 검진은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35세 이후에는 2년 간격으로 의사에 의한 임상검진을, 40세 이후에는 1~2년 간격으로 유방촬영을 통해 검진을 받아야 한다.
오세정 교수는 “우리나라 여성의 경우 유방조직이 치밀한 편이라 유방X선 촬영과 초음파 촬영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도 “다만 30세 이전의 젊은 여성은 유방조직이 매우 치밀한 편이고, 방사선 피폭을 피하는 것이 좋기 때문에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초음파 촬영을 우선적으로 시행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했다.
과거 유방암은 전 절제술이 대세였지만 최근에는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부분절제술이나 유방보존술, 감시 림프절 생검술 등으로 가능한 수술 범위를 최소화하는 시도가 주를 이루고 있다. 수술 후에는 가벼운 운동과 충분한 휴식 등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좋고, 특히 암에 대한 불안감에서 벗어나 평범한 일상을 누리려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암 극복 위한 건전한 마음가짐 중요= 유방암 환자가 최근 급증한 여러 원인 중 하나는 서구화된 생활환경과 식습관이다. 따라서 가급적 지방질과 콜레스테롤 섭취는 줄이고, 신선한 채소나 과일을 섭취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술이나 커피는 하루 한 잔 정도가 적당하다. 석류와 같은 소위 식물성 여성호르몬을 함유한 식품은 과다하게 섭취하지만 않으면 큰 문제가 없지만, 약제로 나온 여성호르몬은 유방암 발생률을 높인다는 보고가 있는 만큼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피하는 것이 좋다.
오세정 교수는 “일차적인 암 치료를 마치고 6개월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추적검사를 오는 환자분들의 마음은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하지만 1년 내내 재발의 공포에 사로잡혀 있다 보면 일상생활만 엉망이 될 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암도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건전한 생각을 가진 환자들이 재발률이 더 낮다. 암에 대한 생각은 정기적인 추적검사를 받을 때만 해도 괜찮다”고 조언했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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