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의 입장에서 중성화 수술은 결국 보호자의 선택이라 말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 선택에 있어 의학적인 관점에서의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주는 것이 전문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중성화는 성호르몬이 생성, 분비되는 생식기관(정소와 난소)을 제거하는 것이다. 수컷의 경우 고환을, 암컷의 경우 자궁과 난소를 제거한다. 이로 인한 의학적 장점은 고환암, 전립선 질병, 유선종양, 자궁축농증, 자궁난소, 난소종양 등 다양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고환이 내려오지 못해 복강이나 서혜부 등 비정상적인 위치에 있는 잠복고환은 고환암의 가능성이 높다. 고환암 발병 자체는 흔하지 않고 치사율 또한 낮지만 잠복고환은 발병율도 높고 발병 형태에 따라 림프절로의 전이가 될 수 있어 중성화 수술이 이를 예방해줄 수 있다. 또한 발정기 전 중성화를 하면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낮춰 전립선 관련 질병을 예방할 수 있고 그 외에도 항문 절양다발증 발병을 낮춘다.
반면 단점도 있다. 중성화 수술로 억제되는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에스트로겐은 뼈와 근육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성장기를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중성화를 하게 되면 차후 십자인대파열이나 고관절이형성증 같은 정형외과적 질병이 야기되기도 한다. 보통 성장판은 발정기에 이르러 닫히므로 중성화의 시기 또한 전문가와 상의해야만 안전할 수 있다. 특히 중대형견의 경우 12개월 이전에 중성화를 하면 골육종의 위험도 증가한다. 이 외에도 심장 혈관육종, 갑상샘 저하증, 요실금, 비만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중성화는 비교적 부작용이 거의 없는 수술이지만 틀림없이 장점도 단점도 존재한다. 동물복지와 가치관에 따른 관점을 차치하고서 의학적 관점에서만 봐도 그렇다. 다만 그 판단의 기준에 있어 생명에 직결되는 위험성에 대한 우선순위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선택은 보호자의 몫이지만 그것이 사람의 편의를 위해서가 아닌 반려동물의 건강을 우선시하는 고민과 선택이라면 그 고민에서부터 사랑과 행복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 ‘반∙동∙건 칼럼’은 사람과 반려동물의 건강한 삶을 바라는 헬스인뉴스의 반려동물 건강 전문가 칼럼입니다.
땅콩동물병원조승재원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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