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부모들이 ‘이전과 달라진 머리 냄새’를 성장기 자녀의 성조숙증을 의심하는 판별 기준으로 삼는다. 일반적인 땀냄새와 성조숙증 머리 냄새는 확연히 다르다. 성조숙증으로 인한 머리 냄새는 호르몬의 과도한 분비와 아이에게 맞지 않는 제품 사용, 혼자 씻는 아이의 미숙함 등이 원인이 된다.
성장기 아이의 머리 냄새 원인 (1) 호르몬의 과도한 분비
성조숙증으로 호르몬 작용이 왕성해지면서 안드로젠의 분비량이 늘어난다. 과도한 안드로젠 분비는 급격하게 지방 성분의 땀 배출량이 늘어난다. 활동량이 많아진 시기에 땀도 많이 나는 데다가 땀샘 근처에 있던 세균이 땀 속의 지방 성분을 분해해 지방산을 만들어내며 특유의 냄새를 내는 것이다. 소위 사춘기 냄새라고 불리는 특유의 냄새는 영유아기 때와 달리 씻고 나서도 쉽게 머리 냄새가 나고 금방 기름지는 것이 특징이다.
성장기 아이의 머리 냄새 원인 (2) 아이에게 맞지 않는 제품 사용
한의학에서 성장기 아이들은 몸에 양기가 많아 에너지와 활동성이 높은 상태를 ‘소양지체(少陽之體)’라고 한다. 성장기에는 성장과 발육이 활발하고 흡수력이 성인보다 월등히 높다. 특히 씻을 때 욕실의 온도가 높아져 두피의 흡수력이 평소보다 배로 늘어난다.
영유아가 사용하는 제품은 세정력이 부족하고 어른의 제품은 좋은 향과 풍성한 거품을 위해 실리콘 등의 원료를 많이 사용해서 성장기 아이들에게 흡수되면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적합하지 않다. 순한 자연 성분의 제품이라고 알려져 있더라도 성장기 아이들에게 흡수되었을 때 성장을 촉진하는 성분들이 있다. 성장기 아이들에게 해로운 성분을 배제하고 안전한 성분으로만 만들어진 성장기 어린이 전용 제품을 만 4세 때부터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여름철에는 여러 번 씻게 되는데 씻은 후 건조한 제품보다는 촉촉함이 유지되는 제품을 선택해서 사용하는 것이 피부 장벽을 보호해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성장기 아이의 머리 냄새 원인 (3) 혼자 씻는 게 미숙한 아이
대부분의 성장기 아이는 혼자 씻기 시작한다. 부모들이 많이 걱정하는 부분 중 하나인 ‘제대로 헹구지 않는 것’이 문제로 작용할 수 있다. 샴푸 후 말끔히 헹구어 내지 않으면 잔여물이 남아 두피를 예민하게 만들고 냄새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그래서 아이가 거품을 내기도 쉽고 헹구기도 쉬운 묽은 제형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충분히 거품을 내서 두피를 마사지하듯이 샴푸하고 물로 충분히 헹구어 내는 게 바람직한 샴푸법이다. 그리고 습한 두피 환경에서는 비듬균과 곰팡이균 등의 번식으로 인해 머리 냄새가 심해져서 샴푸 후에는 자연건조보단 드라이기를 사용해 두피를 보송보송하게 말려준다. 또한 샴푸는 낮보다 밤에 하는 것이 좋다. 하루 동안 분비된 피지와 먼지 등이 엉켜 있으면 재생력이 저하되어 두피가 약하고 예민해지게 된다.
마냥 아기 같던 우리 아이가 활동성이 많은 어린이로 성장하게 되면 예전과는 다른 다양한 외부환경을 접하게 된다. 변화된 환경과 성장 발달에 따라 아이의 피부는 변화한다. 실내 생활 위주로 생활하던 유아, 아기 때는 연약한 피부를 가지고 있다. 점차 자라서 본격적인 실외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 땀과 피지 분비가 늘어나지만 아직 연약한 피부이다. 학업에 집중해야 하는 사춘기에 접어들면 호르몬과 스트레스로 인해 피지가 과다하게 분비된다. 이때 면역력이 낮고 민감한 피부는 많은 자극을 받으면서 여러 가지 트러블과 두피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후 성장이 점차 느려지면서 어른이 되면 안정된 피부 상태를 갖게 된다.
아이의 성장 발달에 따라 접할 수 있는 환경 변화로 인해 달라지는 피부와 성장 관리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게 좋다. 만약 우리 아이가 지금 사춘기를 겪기엔 어린데 갑자기 머리 냄새가 심해졌거나 씻어도 금방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성조숙증을 의심해보고 의료기관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한 평상시 자극적인 어른 제품보다는 성장기 어린이 전용 제품을 사용하는 게 성조숙증을 예방하고 피부 건강을 지킬 수 있는 길이다.
(글 : 하우연한의원 윤정선 대표원장)
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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