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는 사용 빈도가 잦은 만큼 퇴행성 변화가 쉽게 일어나며, 어깨 통증 또한 빈번히 일어난다. 어깨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은 오십견, 회전근개파열, 석회성 건염 등 다양하지만, 중장년층 이상에서는 어깨 통증을 단순한 오십견으로 치부해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특별한 외상 없이 어깨 통증이 나타난다면 석회성 건염을 의심해볼 수 있으므로, 통증이 발생하면 조속히 의료기관에 내원해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석회성 건염은 어깨와 팔을 연결하는 힘줄인 회전근개에 칼슘이 돌처럼 침착된 석회가 쌓여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어깨 끝을 누를 때 심한 통증이 느껴질 수 있으며, 어깨를 움직일 때 통증이 발생해 움직임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석회성 건염 진료 인원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이(2015년~2019년)를 보였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30~60대에서 호발하며, 2019년 기준 50대의 발병률이 가장 높았다. 힘든 일을 하는 노동자보다는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사무직 또는 주부나 가벼운 노동에 종사하는 이들에게서 자주 발생한다.
질환을 일으키는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중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가 대표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퇴행성 변화로 인해 어깨 부위에 국소적인 압박이 가해지거나, 힘줄로 가는 혈액 공급이 줄어 힘줄 세포가 점점 연골 세포로 변하면서 어깨 부위에 칼슘 성분이 석회로 침착된다고 알려져 있다. 무리한 어깨 사용이나 스포츠 활동 등으로 인한 힘줄 손상, 잘못된 자세 및 생활 습관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석회성 건염 증상 초기에는 무증상이라고 할 정도로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석회가 녹아 흡수되는 과정에서 매우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그 때문에 화학적 종기라고도 불리며, 마치 팔이 빠지거나 부러진 것 같은 극심한 통증을 유발해 응급실을 찾기도 한다. 이외 주된 증상에 야간통이 있으며, 간헐적인 통증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증상이 반복하기도 한다.
또한, 어깨 관절 운동 대부분에서 제한을 보이며, 특히 팔을 앞으로 올리거나 옆으로 올리는 동작이 힘들어진다. 해당 증상을 방치하면 오십견 등의 이차적인 질환을 동반한 가능성이 커지므로, 의심 증상이 있다면 증상 초기 병원에 내원해 적절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회전근개에 쌓인 석회는 체내에 자연스럽게 흡수되지만, 그 기간이 사람마다 다르고 흡수기에는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므로 시기에 알맞게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진단은 X-ray나 초음파 검사 등으로 석회화 침착 양상을 관찰할 수 있으며, 증상 초기에는 체외충격파 치료, 약물치료, 물리 치료 등의 보존적∙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통증을 조절하며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보존적∙비수술적 치료를 했음에도 증상이 호전하지 않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증상이 심하다면 어깨 관절 내시경을 활용한 힘줄 내 석회 제거술을 시행할 수 있다. 단, 석회성 건염은 침착한 석회를 제거하는 것만으로 치료가 끝난 것이 아니므로, 건강한 어깨 회복을 위해서는 반드시 치료 후 체계적인 어깨 재활이 뒷받침돼야 한다. 더불어 평소 과하고 반복적인 어깨 사용을 지양하고, 꾸준한 스트레칭으로 어깨 근육의 유연성 및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글 : 연세더바른병원 정호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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