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불안장애나 공황장애를 경험한 환자들은 처음엔 정서적인 변화만을 느끼다가 이후, 자신에게 나타난 신체적 불편감이 통제되지 않는 상황에 우선 놀라고, 이후 발작이 재발하는 것에 대한 불안, 염려로 삶의 질이 낮아진 상태에서 병원을 찾아오게 된다.
불안장애 증상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해서는 의식-무의식적으로 해소되지 않는 불안의 원인과 신체적으로 표현되는 불편감의 이유의 연계점을 정확히 찾고 이후 본인에게 맞는 치료로 신체적, 심리적 문제를 적절히 개선시킬 수 있는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많은 불안장애 환자들이 강박증, 우울증, 수면장애, 주의집중저하 등의 다양한 질환으로 함께 고통 받고 있는데 그 가운데 자율신경실조증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율신경계는 인간의 의지와 무관하게 환경이나 심리상태 등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조절되는 기능으로 체온, 심장 박동, 호흡, 혈관의 이완과 수축, 소화기관의 운동이나 소화액 분비 조절, 땀의 배출, 동공의 확장과 수축, 배뇨, 수면 조절 등을 맡는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상대적으로 발현되며 균형을 찾는 시스템인데 스트레스나 긴장, 흥분 상태에서는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항진되어 호흡이 빨라지고 심장 박동이 거세지고 식은땀이 나기도 하며 부교감신경이 저하되면서 식욕이 없어지고 소화력이 떨어지며, 수면에도 영향을 준다.
자율신경실조증은 이런 자율신경계가 한쪽으로 치우쳐져서 불안장애의 환자 중 많은 수가 긴장, 불안, 위기에 대한 대비등과 관련된 교감신경을 항진 시키고 과도한 위기 대비반응을 준비하고, 특정 상황에서 발현시키는 것으로 표현된다. 이는 공황 발작이 일어나는 기전에 크게 관여하는데, 예를 들어 발작으로 인한 심장 두근거림, 호흡곤란, 식은땀, 마비감, 상열감, 흉부의 불편감, 속 울렁거림, 내가 나와 분리된 것처럼 느끼는 이인증, 어지러움, 쓰러질 것 같은 느낌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이로 인해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패닉에 빠지게 된다. 발작은 10~30분 내외로 끝이 나지만 후에도 비슷한 증상이 다시 나타날 것 같은 예기불안으로 일상생활에 장애를 받고 피하게 되는 것이 많아진다.
보통 이런 환자들은 자율신경실조의 증상을 함께 보여서, 자신의 문제가 단순한 신체적 문제인지 아니면 정서적인 불안에 의한 것인지를 혼란스러워한다. 그 어느 것도 한가지만으로는 이런 복잡한 상태를 정의 내리기는 쉽지 않다. 과거의 경험, 유전경향, 스트레스 등 여러 원인으로 불안이 증가되어 있을 때 국소적 신체적 불편이 동반되어 심리적 불안과 특정 신체 반응이 연계될 때 환자는 일종의 ‘신체증상 - 불안- 신체반응의 증가‘라는 악순환의 패턴이 형성되고 이것이 공황장애가 악화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불안장애는 우선 적극적인 약물치료를 통해 신체적 정서적 긴장상태를 개선시켜 심계항진, 손떨림, 상열감 등 불안과 연계된 신체 반응을 줄이는 치료를 진행한다. 이와 더불어 몇 가지 정신치료는 인지행동요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심리 교육, 인지 재구성 훈련, 상황 노출 연습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개인이나 그룹으로 치료가 이루어진다. 특히 인지 재구성 훈련은 부정적이고 부적응된 믿음과 자동화된 사고를 인지하고, 불안한 감정과 자동화된 사고의 연관성을 관찰하며, 논리의 오류를 검사하여 보고, 이런 믿음과 사고의 이성적인 대안을 구성해보는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기능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관리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기능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원인은 한가지로 단정할 수 없다. 유전적 요인, 예민한 성격, 스트레스, 충격적인 사건, 수면부족, 과도한 음주, 흡연, 카페인 섭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불안장애와 자율신경실조증 개선에 있어 한의학에서는 두뇌 기능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접근한다. 두뇌가 불안을 통제 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신체나 환경의 미세한 변화에 차분하게 반응하여 교감신경을 항진시키지 않고 제어할 수 있게 한다.
음주나 흡연, 과도한 카페인 섭취를 멀리하는 것은 물론, 운동이나 그밖에 취미 생활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으로 피로를 해소해야 한다. 적절한 생활 관리는 불안장애 극복에 도움을 주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증상 개선을 방해하여 악화, 만성화 진행을 초래할 수 있으니 완치하기 위해서는 조기에 검사를 받고 적극적인 치료와 생활관리가 시행 되어야 한다.
(글 : 해아림한의원 양희진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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