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병원 69곳 중 58곳 0명 지원, 정원달성은 2곳 불과 ... “내년 2월 4년자 전공의 빠지면 대학병원 소청과도 기능 못한다”
전반기 소청과 전공의 모집 수련병원은 69곳이며, 이 중 65곳이 지난 7일 모집을 마감했다. 하지만 마감된 199명 정원에 지원 인원은 33명에 불과하다. 이 중 지원인원은 모두 채운 곳은 서울아산병원(8명 정원, 10명 지원)과 강북삼성병원(2명 정원, 2명 지원) 뿐이다.
그나마 수련의가 지원한 병원은 사정이 낫다. 상당수 병원은 아예 지원자가 없다. 마감된 67곳 수련병원 중 소청과 지원의가 1명이라도 되는 곳은 가톨릭중앙의료원(13명 정원, 1명 지원), 고려대 구로병원 (3명 정원 1명 지원), 삼성서울병원 6명 정원 3명 지원), 서울대병원 (14명 정원 10명 지원), 순천향대서울병원 (2명 정원 1명 지원), 아주대병원 (5명 정원 2명 지원), 전북대병원 (4명 정원 1명 지원), 충북대병원(3명 정원 1명 지원), 한양대병원 (3명 정원 1명 지원)으로, 정원을 다 채운 병원까지 포함해 단 11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병원은 모두 지원자 0명을 기록했다. 아직 마감이 되지 않은 동아대병원(2명 정원)과 원주세브란스병원 역시 현재까지 소청과 전공의 지원자는 없는 것으로 확인되어, 사실 상 0명으로 마감될 확률이 높다.
이대로 마감이 마무리될 경우 2023년도 소청과 전공의 지원율은 16%로 처음으로 10%대를 기록한다. 소청과 전공의 지원율은 2019년 80%, 2020년 73%, 2021년 35%, 2022년 20%로 지속적으로 내려왔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소청과의 전공의를 4년제에서 3년제로 단축하는 극약 처방을 단행했으나, 역부족임이 나타났다.
문제는 미래의 소청과 전문의 부족이 아니다. 당장 내년 2월 4년차 소청과 전공 수련의들이 나가고 나면,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부터 기능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은 “지금 어지간한 대학병원에서 수련의가 모자라 교수들이 당직을 나눠하고 있으며, 수련의들도 일손이 모자른 고된 환경에 그만두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지금도 대학병원 소청과에 환자를 보내는 일이 쉽지 않은데, 당장 내년 2월에 200여명의 4년차 전공수련의들이 빠져나가고 나면 대학병원 소청과들이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소청과는 비급여가 행위가 아무것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소청과 의사는 비급여행위가 인정되지 않아 공무원과 같은 상황”이라며 “급여의 현실화 외에는 소청과를 살릴 다른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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