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어 재유행 가능성, 생후 6개월~5세 이하에서 주로 발생 ... 침, 콧물, 대변 등으로 전파, 뇌간뇌염·뇌수막염 등은 위험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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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코로나19 엔데믹(endemic, 감염병 주기적 유행)이 현실화하고 있다. 3년 넘게 이어지던 코로나19 한파가 서서히 마무리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일상 복귀가 마냥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동안 대면 접촉이 줄면서 감소했던 감염병이 다시 유행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새 학년 새 학기를 맞은 우리 아이들의 경우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봄철과 맞물려 감염병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

이맘때 특히 조심해야 할 감염병 중 하나가 ‘수족구병’이다. 수족구병은 4월 말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6월 중순 또는 7월까지 유행하는 급성바이러스질환이다. 영유아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집단생활에서 전파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수족구병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이어지면서 환자 수가 크게 줄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수족구병으로 병원을 찾은 진료 인원은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한해만 51만8687명에 달했지만 2020년 3만3210명, 2021년 1만6328명으로 2019년 대비 각각 6.4% 3.1%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

김민성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수족구병은 날씨가 온화한 봄철 이후 특히 주의해야 하는데 비교적 전염성이 강해 한 아이가 걸리면 다른 아이들도 쉽게 걸릴 수 있다”며 “코로나19 유행의 반대급부로 그동안 수족구병이 주춤했지만 코로나19 엔데믹이 현실화하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계속 유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열 감기와 비슷한 증상, 손·발 등에 수포성 발진

수족구(手足口)병은 이름 그대로 손, 발, 입안에 물집이 잡히는 병이다. 영어명 역시 ‘Hand-foot-and mouth disease’다. 콕사키바이러스(Coxsackievirus A16) 또는 엔테로바이러스(enterovirus 71) 감염에 의해 발병한다. 엔테로바이러스에 의해 생긴 수족구병이 콕사키바이러스보다 더 심하게 나타나는데 무균성 뇌막염, 뇌염, 마비성 질환 등 신경계 질환을 동반할 수 있다. 생후 6개월에서 5세 이하의 아이들이 많이 걸리고 침, 가래, 콧물, 대변 등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된다.

수족구병은 열나는 감기와 증상이 거의 비슷하다. 대개 가벼운 질환으로 미열이 있거나 열이 없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은 7~10일 후면 자연 회복된다.

수족구병은 손, 발, 입안의 안쪽 점막과 혀, 잇몸 등에 수포성 발진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영유아는 기저귀가 닿는 부위에 수포가 형성되기도 한다. 발진은 발보다 손에서 더 흔하고, 3~7㎜ 크기의 수포성으로 손바닥과 발바닥보다는 손등과 발등에 더 많다. 또 발열, 두통과 함께 설사, 구토 등이 발생할 수 있고 물을 삼키거나 음식을 섭취하기 어려워 탈수 증상을 겪기도 한다. 드물게는 뇌간뇌염, 뇌수막염, 급성이완성 마비, 신경원성 폐부종, 폐출혈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잘 먹이는 게 치료 핵심… 설사 없다면 아이스크림도 괜찮아

아이가 수족구병에 걸렸다면 우선 잘 먹여야 한다. 입안이 아파 아이가 잘 먹지 못할 때는 부드럽고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준비한다. 따뜻한 음식보다는 찬 음식을 더 잘 먹을 수 있다. 설사만 없다면 아이스크림을 줘도 상관없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주면 아파도 잘 먹는 경우가 많고 찬 것을 먹이면 입안이 얼얼해져 아픈 것도 좀 잊을 수 있다. 찬물도 괜찮다. 열이 많이 난다면 해열제를 사용할 수 있다. 그래도 열이 떨어지지 않으면 30℃ 정도의 미지근한 물로 닦아준다.

수족구병을 진단받은 영유아가 △38℃ 이상의 열이 48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39℃ 이상의 고열이 있는 경우 △구토·무기력증·호흡곤란·경련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 △팔다리에 힘이 없거나 걸을 때 비틀거리는 경우에는 합병증을 의심해야 한다.

김민성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수족구병은 대부분 저절로 좋아지지만, 간혹 탈수나 합병증으로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며 “아이가 잘 먹지 못하고 8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는 경우 탈수를 의심하고, 열이 심하면서 머리나 배를 아파하고 토하거나 처지는 경우에는 뇌수막염이나 심근염 등을 의심할 수 있다”고 했다.

백신 등 예방법 없어, 손씻기 등 위생관리 철저히 해야

수족구병은 현재 백신이 없다. 따라서 예방을 위해서는 영유아들이 손씻기를 생활화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최선이다. 또 장난감, 놀이기구, 집기 등을 소독하는 등 환경을 청결히 해야 한다. 비말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침 예절도 준수하도록 한다. 수족구병에 걸린 아이는 열이 내리고 입의 물집이 나을 때까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에 보내지 않는다.

김민성 교수는 “수족구병은 주로 발병 첫 주에 가장 전염성이 크지만, 증상이 사라진 후에도 분변 등을 통해 수 주간 계속해서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수 있다”며 “전염성이 강한 시기에는 자가 격리를 하도록 하고 이후에도 분변 관리나 손씻기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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