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 토착화돼 계속 발생하게 될 가능성 높아 ... 효과적인 백신과 치료제는 고가이며 전량 수입 의존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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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확인된 6번째 환자 원숭이두창환자가 발생했다. 그는 최근 3개월 이내 해외 여행력이 없어 국내 지역사회 감염이 의심되는 첫 사례로 보여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그런 가운데, 국가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에 원숭이두창을 포함시키고, 장기적으로는 토착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백신과 치료제를 국내 개발하는 등의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0일, KMI한국의학연구소 연구위원회 신상엽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 전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은 ‘엠폭스(원숭이두창) 국내 유행 대비를 위한 제언’을 담은 건강정보를 내놓았다.

신상엽 수석연구위원은 “원숭이두창은 2022년부터 전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 보고된 후 각국 방역당국의 노력으로 전세계 확진자 수는 2022년 8월 정점을 찍고 꾸준히 감소 추세이며 치명률도 1% 미만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향후 원숭이두창 유행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 2~4주 앓고 나면 자연 치유되기 때문에 사회적 낙인 등을 우려해 진단에 응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하면서 여성, 임신부, 소아 및 고령층 환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

또한 상대적으로 유행이 심하지 않았던 아시아 지역도 꾸준히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일본이나 대만의 경우 최근 지역사회 감염이 보고됐다. 그리고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은 엠폭스 진단 시스템 미비로 애초에 정확한 유행 파악이 어렵다.

그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향후 원숭이두창는 종식되지 않고 사람 간 전파되는 일반적인 성병과 같이 전세계에 토착화돼 계속 발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또한 “국내 원숭이두창 환자가 아직 적은 상황에서 백신의 안전성과 비용 효과성을 고려했을 때 일부 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는 고위험군 대상의 사전 접종보다는 국내 방역 당국이 적용하고 있는 엠폭스 환자 접촉자 중심의 링백시네이션(포위접종, Ring vaccination) 전략이 아직은 유효하다”면서도 “토착화에 대비해 백신과 치료제의 국산화 등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원숭이두창에 효과적인 백신과 치료제는 고가이며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 국내에 확보돼 있는 3세대 두창백신 ‘진네오스’는 최근 발표된 엠폭스 고위험군 대상 연구들을 종합하면 단 1회 접종만으로도 78~79% 정도의 예방효과가 확인된다.

향후 원숭이두창이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토착화되는 경우 백신과 치료제 수요가 더 늘어나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국산 엠폭스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또 국가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Wastewater-based Surveillance) 대상에 포함해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수 기반 감시 체계는 지역사회 내 코로나19, 폴리오, 장티푸스 등의 감염병 발생 및 불법 약물, 항균제 내성 등을 선제적으로 감시 및 대응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이미 미국과 유럽 등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노로 바이러스 등에 대한 국가 하수 기반 감염병 감시(KOWAS, KOrea WAstewater Surveillance) 사업이 진행 중이다.

심상엽 수석연구위원은 “국내에서도 지역사회 감염이 의심되는 환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해외 여행력이 없더라도 엠폭스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단에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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