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기피증은 사회공포증 또는 사회불안장애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는 타인 앞에서 창피를 당하거나 당황스러워 보일 수 있을 것 같은 사회 불안을 경험한 뒤 여러 사회적 상황을 회피하고, 이로 인해 사회적 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뜻한다. 통계에 따르면 사회공포증으로 치료 받는 환자는 1년에 약 2만 명에 이를 정도로 많다. 때문에 대인기피증과 사회공포증을 단순한 수줍음으로 여기지 말고, 질환으로 인식해서 의심 증상이 보일 때, 대인기피증 테스트 등을 바탕으로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회공포증 환자들은 크게 두 가지 정도의 발현 인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하나는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 물질의 불균형으로 필요이상으로 이 시스템이 예민할 수 있고, 이외에는 편도체의 공포반응이 과민한 반응을 보이는 뇌기능의 불균형이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이들을 고려한 치료법으로 대인기피증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와야한다.
대인기피증 증상의 종류에는 테스트나 시험에서 과한 긴장과 두근거림이 나타나는 시험공포증, 발표를 앞두고 불안해하고 미리 당겨서 걱정하며, 발표 시 가슴이 두근거리고, 머리가 하얗게 되면서, 말이 나오지 않고, 경직되는 발표공포증, 남들 앞에서 얼굴이 붉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적면 공포증, 본인이 못생겼다고 생각해 대인관계를 기피하는 추면 공포, 표정이 어색하고 굳어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표정 공포 등과 함께 남들 앞에서 땀이 많이 나는 상황, 시선을 두려워하는 땀 공포증 등이 있다.
대인기피증이 있어, 특정상황에서 교감신경이 지나치게 활성화되면서, 땀이 과도하게 흐르기도 하지만, 평소 땀이 많아 그것을 다른 사람이 이상하게 생각하게 될까봐 사람들과의 교류를 피하게 되면서 대인기피증 증상이 유발되기도 한다. 즉 다한증은 대인기피증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하며, 본인이 불편한 상황 이외에도 사회적 기능에 지장을 주는 사회성 질환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대인기피증을 가진 분들 중 상당수는 다한증으로 유발된 사회공포증, 강박증 등을 호소하고 있으며 많은 원발성 다한증에서 실제로 정신적인, 심리적인 영향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머리 땀이 과도한 머리 다한증, 손발 땀이 심한 수족다한증, 겨드랑이가 축축한 겨드랑이 다한증 등으로 진료 받는 환자는 매년 약 1만 5천명에 이른다. 다한증은 과도한 땀이 주는 불편감 이외에도, 타인과의 관계에 겪는 당황스러움, 부끄러움, 긴장 등을 유발하여 대인기피증을 동반하는 사례가 많기에 조기에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사회공포증, 대인예민증을 가진 사람이 타인과 악수를 할 일이 있으면 미리부터 느끼는 불안감과 손 다한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타인에게 땀으로 불쾌감을 주면 어쩌나 하는 걱정으로 더 긴장을 하게 되고 이것이 발한의 원인이 되는 악순환의 연속이 되기도 한다.
다한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기저질환이나 신체의 변화에 의한 속발성 다한증과 뚜렷한 원인이 없는 원발성 다한증이다. 속발성 다한증은 임신, 비만, 당뇨, 호르몬치료 부작용, 신경질환, 갑상선기능항진증 등의 기저질환이나 신체의 변화에 의해 유발되고, 이러한 원인들을 관리, 치료함으로써 증상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특별한 원인이 없는 원발성 다한증의 경우는 치료가 쉽지 않다. 주로 손, 발, 겨드랑이, 얼굴 같이 특정한 부위에서 나는 경우가 많고, 운동이나 주변 기온 같은 요인 보다는 긴장, 불안, 흥분, 집중 등의 정신적인 상황에 영향을 받게 된다. 우리 몸에서 땀이 나는 것은 자율신경 중 교감신경이 지배하는 외분비선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교감신경의 과항진을 원발성 다한증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속발성 다한증의 치료는 기저질환이나 비만 등의 신체 상황을 관리하여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원발성 다한증의 한의학적인 원인은 비위가 처리하지 못한 습열, 지속되는 스트레스나 과긴장, 충격적인 사건 등으로 인한 기운의 울체, 과로, 수면부족, 큰 병을 앓은 후 면역력이 떨어져 피부를 보호하는 기운이 약해지는 경우 등으로 접근하여, 각 상황에 맞는 처방으로 치료를 진행해 자율신경계 이상의 균형과 다항증의 개선을 도모한다.
다한증의 증상 개선에는 치료 외에 생활상의 관리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맵고 짜고 뜨겁고 기름진 음식과 술은 비위의 습열을 조장할 수 있으니 균형 잡힌 식단으로 식사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휴식과 수면, 스트레스 해소가 몸의 과긴장 상태를 개선시켜 다한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자율신경실조증과 교감신경의 과항진을 낮추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글 : 해아림한의원 맹아름 원장)
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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