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세병원조상현병원장
서울연세병원조상현병원장
보통 성형외과라고 하면 얼굴을 예쁘게 만들기 위해 찾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얼굴을 다치거나 부상을 입었을 때 찾아야 하는 진료과가 성형외과임을 알고 있어야 한다. 얼굴을 다쳤을 때에는 병원 방문 시 성형외과가 있는지, 전문의가 진료하는지 등을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안면외상이 심한 경우라면 재건성형, 미세수술 가능 여부를 파악하는 것은 환자가 향후 기능적, 심미적, 심리적인 트라우마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이다.

그런데 막상 얼굴을 다쳤을 때 인근 병원을 갔는데 진료를 받지 못하거나 치료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대학병원 응급실의 경우 더 위급한 중증도 환자가 많다거나 성형외과 수술이 불가한 의료기관이거나 해당 전문의가 없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야간이나 공휴일에 다쳤을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환자들의 볼멘소리에는 밤이나 휴일에는 아프거나 다치지도 말아야 한다는 농담 아닌 농담소리가 떠돌기도 한다.

최근 한 남자 환자는 얼굴에 심부열상(피부 깊은 곳까지 찢어진 상처)을 입어 인근병원 6곳을 거쳐서야 우리 병원을 내원하게 되었다. 환자 보호자는 주변에 병원이 많은데 수술 받을 수 있는 병원이 없다는 이유가 납득하기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만약 이 환자가 야간이나 공휴일에 다쳤더라면 상황은 더 심각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피부조직이 찢기거나 떨어져 나가면 그때부터 괴사가 시작되는데 골든타임 8시간 이내에 신경, 혈관 및 피부조직 층별 봉합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세밀함을 요하는 부분이고 그렇지 못해 자칫 각종 부작용과 흉터 등 후유증이 남는다면 환자는 평생 육체적,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으며 살게 될 수 있다.

얼굴외상은 불가피한 사고 외에도 부주의에 의한 사고로도 발생한다. 최근 몇 년간 우리 병원을 찾은 환자 중에는 전동 킥보드 사고, 개에게 물린 사고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주로 자동차 사고, 낙상, 스포츠 부상으로 인해 얼굴외상이 자주 발생했는데 개인이동수단의 발달과 반려견 인구의 증가가 원인으로 생각된다.

전동 킥보드 사고로 인한 안면외상의 경우 10~20대 젊은 층이 많은데 대부분 안전모 미착용에 의한 열상 환자가 가장 많다. 찰과상, 골절 등이 그 뒤를 따른다. 개한테 물린 경우는 주로 손가락이나 손 부위가 많지만 입 주변 혹은 얼굴부위를 찢겨서 오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초등학생 이하 영유아나 어린이인 경우가 대부분이니 부모님의 주의를 요한다.

열상 외에도 부상의 정도에 따라 절상(베인 상처), 찰과상(벗겨진 상처), 얼굴뼈골절, 안와골절 등이 얼굴외상 범주에 해당된다. 이러한 부상은 뼈와 피부, 신경, 혈관 등을 연결 혹은 이식해야 하는 성형외과적 범위 외에도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의 협진이 요구된다. 따라서 재건성형수술 경험이 풍부한 의사와 CT, MRI, 미세현미경 등 수준급 의료장비의 보유가 수술의 결과와 만족도를 높이는 데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더불어 응급외상은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24시간 운영여부, 마취과 전문의 상주 여부도 알아보아야 한다.

요즘 의사들은 점점 어렵고 까다로운 수술을 기피하는 경우가 있다. 얼굴을 다쳤을 때 환자와 보호자가 원활하고 빠르게 치료받고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글 : 서울연세병원 조상현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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