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라헬여성의원정현정원장
서울라헬여성의원정현정원장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난임도 증가하지만, 늦은 나이에 난임 시술을 시작하는 여성들이 많아지면서 난소기능저하 환자들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여성의 교육과 사회참여가 늘고 있는 선진국들은 모두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라, 난임의학학술 잡지에서 난소기능저하 혹은 조기폐경에 가까운 환자들의 과배란법이나 난자채취법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제안하거나 근본적인 호르몬 상태에 대해 재조명하는 논문들이 많이 실리고 있다.

AMH가 1.1 이하면 난소기능저하라고 하는데 요즘 진료실을 찾는 환자들은 0.2가 안 되는 경우도 많다. AMH가 0.1이 안 되는 환자들에서는 난자가 2개 이상 나오기 힘들기 때문에 매우 저자극법 혹은 자연주기로 난자를 한개씩 채취하여 3~4개 이상 배아를 동결해 모아서 한 번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임신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마치 사춘기 때 1~2년간 무배란 주기가 반복되다가 규칙적인 배란 주기가 확립되듯이 난소기능이 저하되면 다시 무배란 주기들이 오랫동안 몇년 지속되다가 폐경이 된다. 그래서 조기폐경에 가까운 난소기능저하 여성은 배란주기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너무 불규칙적이라 각자 그달 주기에 맞게 새로 계획을 세워야할 때가 많다. 뿐만 아니라 예상치못한 공난포가 나오고 조기배란이 되어서 난자 채취를 못 하거나 채취된 난자가 질이 너무 나빠 수정이 안 되는 변수들이 생기기 때문에 이식할 만한 등급의 배아 3~4개를 모으는데 짧게는 4달, 길게는 6개월에서 1년까지도 걸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난소기능저하 환자의 배아를 모아서 이식하는 건 쉽지 않은 과정이기 때문에 환자와 의사 사이의 믿음과 서로에 대한 격려가 매우 중요하다. 시간과 정성이 많이 드는데 임신율 자체가 높지 않으니 의사도 진이 빠질 때가 많지만 이런 노력에 힘입어 임신율이 점점 좋아지고 있으니 매우 고무적인 상황이다.

미혼 여성들이 난자를 동결보관 하듯이 출산한 여성들도 둘째 임신을 계획하며 가임력 보존을 위해 배아를 동결보관하는 경우가 있다. 난소기능이 저하되어 있거나 나이가 40세 넘어 시험관으로 임신한 여성들은 출산 후 가급적 빨리 동결배아를 보관해서 둘째 출산 가능성을 높여보는 것이 좋다. 난소 기능에 따라 출산 3~6개월 후 모유 수유를 단유한 후 난임클리닉을 방문하여 난소 기능을 다시 점검하고 난자채취술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동결배아를 보관한 후 원하는 터울 기간을 두고 배아이식을 받으면 둘째 출산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동결배아 이식을 시작할 때 환자들이 가장 많이 물어보는 건 '동결배아 해동시 손상율이 얼마나 되는지'에 관한 것이다. 배아를 동결했다가 해동하는 경우에, 배아가 손상되어 못 쓰게 되는 손상율(용해율)은 배아의 유형, 사용된 동결 및 해동 방법, 수정체의 품질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배아의 등급이 좋지 않거나 오랫동안 동결된 경우에는 용해율의 비율이 더 높을 수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수준으로 알려진 배양실, 클리닉의 동결배아 용해율은 2~3% 정도다. 97~98% 해동 성공을 시키면 현재 의학수준에서 꽤 우수한 결과인 셈이다. 비교적 높은 동결배아 임신율을 보이고 있으니 동결배아 이식을 앞두고 과도하게 불안해 할 필요가 없겠다.

(글 : 서울라헬여성의원 정현정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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