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초고도근시나 초고도난시라 하더라도 렌즈삽입술처럼 각막 절삭이 필요하지 않은 수술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눈 속에 렌즈를 삽입하는 방식 자체에 거부감을 갖는 환자가 적지 않다. 게다가 렌즈로 인해 백내장, 녹내장, 각막내피세포 손상 등이 발생할 수 있고 결국에는 삽입한 렌즈를 다시 제거해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 수술 장비가 고도로 발달하면서 초고도근시 환자라 하더라도 라섹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정교한 레이저 조사 등을 통해 각막 절삭량을 약 40%까지 절감할 수 있게 되었고 400~430um 이상의 충분한 잔여 각막량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다만 초고도근시나 초고도난시 환자들은 일반적인 근시 환자에 비해 망막이나 시신경 등 눈 조직이 전반적으로 약해져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시력교정 수술을 진행하기 전에 미리 안과 검진을 통해 눈의 전체 상태를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 특히 평소에 콘택트렌즈를 즐겨 착용하던 사람이라면 각막이 눌려 있거나 상처가 생겨 있을 가능성이 높아 검사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
이때, 검사 데이터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전에 충분한 기간 동안 렌즈 착용을 중단해야 한다. 각막의 형태가 원래대로 돌아오기를 기다려 수술을 해야 각막의 두께부터 지형도 등 데이터를 정확히 얻을 수 있어 저교정이나 과교정의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사람마다 각막의 생체역학적 특성, 렌즈를 착용해 온 기간 등이 다르므로 렌즈 착용을 중단해야 하는 기간도 달라지게 되는데 최소 몇 주에서 최대 몇 달의 시간이 필요하다.
만일 검사 결과, 각막 두께가 충분하다 하더라도 원추각막증 등 각막 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다면 수술을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랜 시간 기다려 여러 번 검사를 받은 끝에 결국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결과를 듣게 된다면 실망할 수밖에 없지만, 한 번의 수술로 평생의 시력이 결정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무리해서 수술을 진행해선 안 된다.
의료 기술의 발달로 초고도근시 라섹이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많은 위험은 남아 있다. 이러한 위험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수술 전부터 ‘지나치다’고 생각할 정도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 반복 검사를 통해 환자의 각막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절대로 타협하지 않는 안전 원칙을 지키는 의료기관 및 의료진과 상담하여 수술을 진행하기 바란다.
(글 : 강남밝은명안과 송명철 원장)
임혜정 기자
press@healthi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