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아림한의원노원점최정곤원장
해아림한의원노원점최정곤원장
사람들이 붐비는 출퇴근길 대중교통에서나, 또는 과도하게 긴장되는 상황에서 어지럼증이나 두통, 울렁거림 등으로 갑자기 의식을 잃거나 쓰러진 경험이 있다면 미주신경성 실신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미주신경성 실신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사람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2022년 한 해 2만2918명이었다. 하지만 이 병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점검이나 진단을 받지 않은 숨은 환자가 더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미주신경성 실신의 원인이 궁금하다면 먼저 자율신경계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균형을 이루면서 우리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상호작용을 한다. 교감신경은 위급한 상황에서 동맥이 확장되고 심장박동수가 증가하게 하고, 부교감신경은 교감신경과 반대로 혈압을 낮추고 소화 운동을 촉진하는 등의 작용을 한다. 이러한 자율신경계에 불균형이 생기게 되는 것을 자율신경계 이상, 또는 자율신경실조증이라 부르며 이런 경우 두통, 소화불량, 어지럼증, 안구건조증, 다한증, 만성피로와 같은 신체 증상뿐만 아니라 불면증, 불안증, 우울증 등의 증상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미주신경’은 심장 박동을 조절하는 부교감신경의 하나로, ‘미주신경성 실신’은 이 미주신경이 포함된 부교감신경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하여 일어나게 된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미주신경성 실신 원인을 들여다보자면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여러 장기와 조직의 기능에 대해 서로 대구를 이뤄 상반된 작용을 하는데, 서로의 역할과 기능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미주신경성 실신이 발생하는 것이다. ‘교감신경’은 공포‧분노‧긴장 등의 감정을 느꼈을 때 같은 위급한 상황에 반응하고 대비한다.

이 같은 신체 변화 탓에 동맥이 넓어지고 심박수가 증가한다. 이 때 피부와 소화관의 동맥은 수축하면서 혈액은 심장과 뇌, 근육으로 많이 집중된다. ‘부교감신경’은 교감신경과 함께 신체의 다양한 장기와 조직의 기능을 조율한다. 예를 들어 소화관의 연동운동을 촉진하고, 심박수를 떨어뜨려서 혈압을 낮춘다. 전신의 힘을 빼게 만들어서 신체를 편안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에너지를 절약‧저장하는 작용을 한다. 이처럼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은 상호작용을 통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체 기능을 조절하고, 항상성을 유지한다.
미주신경성 실신 검사로는 기립경 검사와 같은 자율신경계 검사를 통해 맥박과 혈압의 변화, 증상의 발현을 확인할 수 있으며, 혹 실신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다른 질환들은 배제되어야 하므로 심전도검사, 심장 초음파검사, 혈액검사, 뇌MRI 등의 검사를 해볼 수 있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군대, 학교와 같은 장소에서 장시간 서 있거나 밀폐된 좁고 답답한 공간에서 산소가 부족할 때 자주 나타난다. 또한 미주신경성 실신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 중 소변을 오래 참거나 생리통이 심한 경우, 뜨거운 물에서 장시간 목욕을 했을 때 등 다양하며, 특히 사람들이 많은 출퇴근길 대중교통 이용 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증상이 발생한다면 바로 하차하여 맑은 공기를 쐬고 물을 마시거나 잠시 쉬는 것을 권한다.

대개 미주신경성 실신이 발생하기 전에 전조 증상으로 가슴이 답답하고, 식은땀이 흐르며 속이 메슥거리거나 어지러움을 느끼기도 하며, 머리가 멍해지고 시야가 좁아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을 느꼈다면 바로 꽉 조이는 옷이나 벨트는 느슨히 풀고 최대한 빨리 눕거나 앉도록 해서 실신하는 것을 막도록 해야 한다. 또한 되도록 카페인 섭취는 피하고, 금연과 금주하며, 평소 명상이나 호흡법 등으로 과도한 긴장을 수시로 이완할 수 있도록 미리 생활 관리는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의학에서는 과도한 긴장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울결된 기혈이 원활히 순환될 수 있도록 개인의 체질에 맞춘 한약, 침치료, 약침치료, 추나요법 등을 통해 자율신경계 이상의 균형을 맞추고, 스트레스 민감도를 낮추는 데에 도움을 준다. 또 평상시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므로 개인별로 스트레스로 인식하는 원인이나 정도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여 현재 자신의 몸과 마음의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겠다.

(글 : 해아림한의원 최정곤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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