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복귀 전공의에게 선처없는 행정처분을 예고하고, 오늘부터 근무지 이탈 증거가 확보된 전공의 7천 명에 대해 사전 통보서를 발송한다고 밝혔다. 사전 통보 뒤에는 해당 전공의의 의견을 청취한 뒤 3개월 이상의 면허 정지와 형사 고발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5일 이한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2총괄조정관은 “어제 7000여명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증거를 확보했고, 이들에 대해서는 추후 의료법에 따른 행정처분을 이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정부는 전공의들에게 의료 현장 복귀를 간곡히 호소하며 대화의 문을 열어두었고 각계각층에서도 집단행동을 멈추어 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여전히 많은 수의 전공의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며 “이제부터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야 할 의료인의 책무를 다하지 않은 전공의들을 법과 원칙에 따라 엄격히 조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총괄조정관은 “정부는 위법 사항에 대한 행정처분 추진과 더불어 그간 누적되어 온 비정상적인 의료 환경을 정상화하는 의료 개혁을 끝까지 흔들림 없이 완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조치는 2020년 의료파업 때와 달리 어떤 구제조치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같은 정부의 강수에도 의료계는 굽힘이 없어 강대강 대치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단체 행동에 들어간 전공의들이 복귀를 거부한 것뿐만 이달부터 수혈되어야하는 새로운 인력들의 공급에도 차질이 생겼다. 3월부터 근무가 시작되어야 하는 인턴(수련의)과 새 레지던트(전공의)들도 출근을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한 병원 관계자는 “3월부터 이들이 출근하면서 전공의들의 인력부재를 조금이나마 해결해줄 것이라 기대했는데, 당혹스럽다”며 “3월에 병원 근무가 종료되는 전임의도 많아 인력 부족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최근에는 교수들과 함께 병원을 지키던 전임의(임상강사)마저도 이탈 조심을 보이고 있어 의료대란 현실화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4일 세대 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세브란스병원 인턴 정원이 150명인데 이달 1일부로 계약서를 작성한 건 3명뿐”이라고 했다. 다른 빅5 병원도 사정은 비슷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전남대병원의 경우 신규 전임의 임용자 상당수가 임용을 포기하면서 전임의 정원 40%가 빈 채 3월을 맞았다. 부산대병원 역시 임용 예정 전임의의 80%가 임용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 대형병원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이 더 길어지면 결국 란이 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환자들이 피해를 보기 전에 강대강 대치를 풀고 협의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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