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질환들 중 대표적인 질환에 자궁선근증이 있다. 자궁근종에 비해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 이 질환은 임신을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자궁이 커지는 질환으로, 자궁 내막이 근육층을 파고들어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병변이 발생하면 자궁내막 조직이 근층을 파고들고 점차 증식해서 자궁 벽이 전체적으로 두꺼워지게 되는데, 이 때문에 자궁이 임신 초기와 비슷한 크기까지 커지기도 한다.
자궁 근층을 파고든 내막은 생리 주기에 따라 증식과 감소를 반복하는데, 이 과정에서 생리 전후로 출혈이 발생하고 극심한 통증이 유발된다. 만약 생리 기간이 되기 일주일 전부터 생리통이 생기고 오래 지속되는 골반 통증과 허리 통증이 있다면 자궁선근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가임기 여성들이 조심해야 하는 질환인데, 다양한 임신과 출산 관련 문제들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병변이 착상이 되어야 하는 자궁 벽에 발생하기 때문에 임신 자체가 어려워지며, 유산과 조산에도 영향을 끼친다. 또한 자궁선근증이 이미 있는 상태에서 임신을 할 경우에는 저체중아 출산 확률이 약 3배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과거에는 자궁선근증의 치료를 위해 자궁 절개 수술이나 자궁 적출 수술 등의 수술적 치료 방법이 주로 진행됐다. 특히, 이런 방법은 절개와 개복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가임기 여성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다행히 최근에는 기술의 발달로 비수술적 치료 방법이 다양하게 개발되면서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그 중 고강도 초음파 에너지를 이용하는 하이푸 시술이 대표적이다.
하이푸는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진행하기 때문에 수술적 치료 방법에 따르는 출혈과 흉터 등의 부담 없이 치료가 가능하며 병변 부위에만 열을 발생시켜 치료하기 때문에 주변 장기와 정상 조직에는 손상을 주지 않고 자궁을 보존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착상과 임신 과정의 핵심을 담당하는 자궁부위이 치료이고, 병변 자체가 정상 조직과 얽혀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가임력 보존을 위해서는 보다 섬세한 치료가 필요하다.
자궁선근증은 병변이 발생하는 원인이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확실한 예방법도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자궁 건강에 도움이 되며 마그네슘이 풍부하게 함유된 해조류를 많이 섭취하는 것은 복통 등의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무엇보다 정기적으로 의료기관에 내원해 검진을 받는 것이 자궁선근증을 비롯한 다양한 자궁 관련 질환을 예방하는 데에 가장 좋은 방법이 된다.
(글 : 최상산부인과 최동석 대표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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