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수족냉증은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유독 발시림 증상이 지속되거나 심하게 나타난다면 정맥순환 문제로 발생하는 하지정맥류가 원인일 수 있어 잘 살펴보는 것이 좋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에 있는 정맥 혈관 속 판막이라는 구조물이 제 기능을 상실하면서 발생하는 혈관질환이다. 판막은 순환을 마친 혈액이 정맥 혈관을 통해 심장으로 올라갈 때 역류하지 않도록 열렸다, 닫혔다는 반복하며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제 기능을 상실할 경우 혈액이 심장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역류하여 정맥에 고이고 압력이 높아진다.
초반에는 다리 부종을 시작으로 다리 피부가 유난히 간지러운 증상, 다리가 무겁고 피곤한 증상, 저리고 당기는 증상, 발 시림, 야간 경련 등을 가져온다. 특히 야간 경련은 숙면을 방해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범이 되기도 한다. 이때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다면 점점 증상이 악화되는데 다리 피부가 괴사 및 궤양되기도 하고 피부 염증, 피부색 착색, 피부 밖으로 혈관이 돌출되는 증상, 혈전증과 같은 다양한 합병증이 동반된다.
따라서 유난히 발이 자주 시렵고 다리에 여러 이상 증상들이 동반되고 있다면 단순 수족냉증이 아닌 하지정맥류의 신호로 보고 다리 정맥 혈관의 건강 상태부터 꼼꼼하게 체크하는 것이 좋다.
과거 하지정맥류는 가족력에 의해 발생하거나 중년 여성들에게 호발하는 편이었으나 최근에는 잘못된 생활 습관이나 운동량 부족, 노화, 비만, 과체중, 음주, 흡연 등 환경적인 요인으로 모든 연령과 성별에게 나타나는 현대인들의 대표적 질환이 되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의학 기술이 발전하여 치료에 대한 부담감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여느 질환과 마찬가지로 하지정맥류 역시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 경미한 증상이 나타나는 초기라면 의료용 압박스타킹, 약물치료 등을 진행할 수 있다. 다만 재발 위험이 있기 때문에 고주파, 레이저 등을 이용한 시술이나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경우가 더 많고 빠른 회복과 관리를 위해 평소 생활 습관까지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 : 서울하정외과 박종덕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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