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턱대고 진통제 복용하다 자궁 건강 악화, 난임 등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클립아트코리아
클립아트코리아
여성 두 명 중 한 명에게 발생하는 생리통. 심한 경우 ‘내장을 다 헤집어놓는 느낌’, ‘살이 찢겨 나가는 느낌’, ‘골반 뼈가 으스러지는 듯한 통증’으로 묘사된다. 이러한 극심한 통증이 아니어도 가임기 여성이라면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는 월경으로 인한 복부 팽만감, 소화 불량, 다리 저림 등 다양한 전조 증상을 겪을 수 있다.

생리통은 ‘원발성 생리통’과 ‘속발성 생리통’으로 나눌 수 있다. 원발성의 경우 배란 주기와 관련된 것으로, 자궁근육 수축으로 인한 통증으로 나타난다. 월경 시작일 하루 이틀 전에 진통제를 복용하거나, 월경 중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문제는 ‘약으로 조절되지 않을 때’이다. 이런 경우 속발성 생리통을 의심해 볼 수 있는데, 자궁내막증이나 자궁근종, 자궁선근증과 같은 질환에 의한 통증일 가능성이 높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좋다.

서울미즈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강희석 원장은 “생리 1~2주 전부터 통증이 있거나 월경이 끝난 뒤에도 수일간 통증이 지속된다면 자궁질환에 의한 속발성 생리통일 수 있다”면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시간이 지날수록 강도가 점점 더 심해진다면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다”라고 설명했다.

속발성 생리통 원인으로는 자궁내막증이 가장 많다. 자궁 안에 있어야 할 내막 조직이 자궁 밖 복강에 비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질환으로 무증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나 극심한 생리통 외에도 만성 골반통, 성교통, 배변통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다음으로 많은 원인 질환이 자궁선근증, 자궁근종이다.

세 질환 모두 가임기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며, 두 개 이상 질환이 동시에 발견되는 경우도 흔하다. 문제는 이러한 자궁 질환은 원인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또 무증상이 증상인 경우가 많아 예방이 어렵고 조기에 발견하기 힘들다.

따라서 여성이라면 자궁 건강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이 좋다. 수술을 한 적이 있다면 6개월에 한 번, 이전 검사에서 이상이 없었다면 1년에 한 번 산부인과 초음파 검사를 해야 한다.

자궁 질환은 병변의 크기나 발생한 위치, 변화 양상, 증상 유무, 환자 나이, 향후 임신 계획, 폐경 여부 등 여러 요인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수 있다. 병변 크기가 작고 증상이 경미하다면 정기적인 검진으로 상태를 추적 관찰할 수 있다. 이때 호르몬 치료를 이용해 증상 억제 및 병변 크기 조절 등을 시도해 볼 수 있다.

강희석 원장은 “극심한 통증임에도 단순 생리통인 줄만 알고 막연히 참거나 처방 없이 무턱대고 진통제를 복용하는 환자가 의외로 많다”며 “자궁 질환에 의한 통증일 경우 원인 질환을 치료하지 않으면 자궁 건강이 점점 나빠지고 난임 등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가급적 빨리 내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헬스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