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기능이 저하되는 이유 중 하나는 난소에 혹이 있어서 절제하는 수술적인 병력이 있거나 난소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는 항암제 치료를 했을 경우다. 또한 과거 병력 없이도 현재 난소에 근육이 있거나 자궁내막증 등이 있으면 난소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특별한 요인 없이도 최근에는 비만, 스트레스, 환경호르몬 등의 요인으로 젊은 여성들에게 난소 기능 저하 소견이 관찰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진료실에서 만난 32세 환자도 보건소에서 산전 검사를 했는데 AMH 검사 결과가 0점대로 나와서 병원을 찾은 경우였다. 난소 나이가 40대 이후로 나와 놀란 마음에 서둘러 임신을 계획하면서도 ‘난소 기능이 40대면 임신을 해도 유산율이 높아지는지’에 대한 우려가 매우 컸다.
여성이 나이가 들면서 난소 기능이 저하될 때는 두 가지 변화가 있다. 첫 번째는 난자의 수가 줄어드는 양적인 변화고, 두 번째는 난자의 질적인 저하다. 35세 이후부터는 임신율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유산율도 급속도로 상승한다. 그래서 난소기능저하라고 보는 40~50대에는 임신을 유지하지 못하고 유산이 많아지는데, 그 원인은 난자의 질적인 변화 때문이다.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난자의 염색체 수가 이상한 ‘난자 이수성’의 밀도가 확연하게 올라가면서 난자질이 떨어지고 결국엔 임신이 되어도 유산율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나이가 20~30대 젊은 나이에 임신이 되면 난소 나이가 40대라도 임신 유지가 잘 되는 경우가 많다. 특별한 원인 없이 37세 이전에 난소 기능이 저하된 여성들이 시험관아기 시술을 해서 성공했을 경우 임신을 유지하는 확률을 연구한 논문도 있는데, 37세 이전에 난자 개수가 적게 나온 그룹과 난자 개수가 충분히 나온 그룹을 비교했을 때 다행히도 유산율은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실제로 진료실에서도 젊은 난소기능저하 환자들이 임신 유지를 잘 하는 경우를 많이 보고 있으니, 20~30대에 난소기능 저하로 시험관 시술을 계획하는 여성들은 향후 임신시 유산에 대해 너무 우려할 필요는 없다.
(글 : 서울라헬여성의원 김명희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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