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아 벌초나 성묘를 가서 벌 쏘임을 당하는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자칫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는 벌 쏘임 사고를 예방 법을 살펴봤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벌 쏘임 사고는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7월부터 늘어, 주로 벌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8월과 9월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이 시기에 사람들의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쏘일 위험도 더 커진다. 올해는 특히 폭염이 길게 이어지면서 벌 개체 수도 많이 늘었다.
최문보 경북대 농업과학기술연구소 교수는 "기온이 올라가면서 유충의 성장 속도가 조금씩 빨라지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올해는 날씨가 굉장히 덥기 때문에 말벌들이 외부 활동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벌 쏘임을 예방하려면 어두운 계열의 옷보다는 밝은색 긴소매 옷으로 팔과 다리의 노출을 최소화하는 게 좋다. 또 벌을 자극할 수 있는 향수나 화장품, 스프레이 사용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벌이 공격하려고 한다면 벌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대처해야 한다.
꿀벌의 경우 땅에 엎드리거나 가만히 있으면 공격을 피할 수 있지만, 이런 자세가 말벌의 공격엔 오히려 취약한 상태가 된다.
최문보 교수는 "말벌들이 공격하기 전 경계비행을 할 때는 가만히 머리를 숙이고 뒤로 빠지면 된다. 만약 벌집을 건드렸거나 쏘였을 때는 한두 방 더 쏘이더라도 집단 공격을 피하기 위해 20∼30m 이상 벌집으로부터 빨리 멀어지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벌집을 발견했을 때는 직접 따거나 건드리지 말고 벌 전문가 또는 소방서에 연락해 벌집을 제거하는 게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벌에 쏘일 경우 대처법은?
벌에 쏘이면 보통 피부가 붉게 부어오르면서 통증이 나타난다. 가려움증이나 부종이 동반될 수 있다.
이한유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벌침이 피부 깊숙이 들어가서 아나필락시스라고 하는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게 되면 혈압이 떨어지면서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고, 구역과 구토, 복통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면서 "아주 심할 때는 실신하고, 사망에도 이를 수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벌에 쏘인 부위는 냉찜질로 통증을 줄일 수 있다. 꿀벌에 쏘인 경우엔 신용카드 등으로 벌침을 제거해주는 것이 좋은데요. 하지만 억지로 제거하려고 하면 염증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도 필요하다.
이한유 교수는 "말벌 같은 경우 독침이 없을 확률이 훨씬 높은데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119를 통해 응급실로 가는 게 좋다"며 "도저히 혼자서 병원에 가기 힘들다고 했을 때는 많이 움직이면 혈압이 떨어지기 때문에 시원한 그늘에서 구급대원을 기다리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종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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