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근시는 굴절력 -6.0디옵터 이상, 눈의 앞뒤 길이가 26mm 이상인 상태를 말한다. 정상인의 안구에 비해 고도근시 환자의 안구는 뒤쪽이 불룩 솟아 있거나 길어진 모양을 하고 있다. 이 상태에서 망막 뒤쪽의 중심부인 황반에 이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 맥락막망막위축, 래커칠 균열, 맥락막신생혈관 (근시성 황반변성) 등이 있으며 시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러한 이상을 통틀어 근시성 황반병증(myopic maculopathy), 혹은 병적 근시(pathologic myopia)로 칭하기도 한다.
이중 대표적인 질환인 근시성 황반변성은 50대 이후 호발하는 노인성 습성 황반변성(삼출성 나이관련 황반변성)과 유사한 형태를 띠는 질환이다. 노인성 습성 황반변성은 50대 이후 망막의 구조가 노화로 약해지면서 맥락막신생혈관이 자라나 삼출물이 발생하여 시력이 떨어지는 질환임에 비해, 근시성 황반변성은 근시로 인해 본디 약해져 있는 망막에서 맥락막신생혈관이 자라나 삼출물이 발생하여 시력이 떨어지는 질환으로 20-30대의 젊은 연령대에서도 발생한다. 두 질환 모두 안구내 주사치료를 시행하며 근시성 황반변성의 경우 노인성 습성 황반변성에 비해 치료의 반응이 좋아 적은 횟수의 주사로도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흔한 전조증상은 직선이 휘어져 보이거나 중심암점이 발생하는 것으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근시 환자의 경우 본디 주변부 망막이 얇은 데다 노화에 따른 유리체액화가 일반인에 비해 빠른 속도로 진행하므로, 유리체의 견인력으로 망막의 일부가 찢어지는 질환인 망막열공과 그에 동반된 열공성 망막박리가 생길 확률이 일반에 비해 높다. 따라서 망막열공과 망막박리의 전조증상인, 떠다니는 것이 갑자기 많이 생겼거나 시야에 번쩍임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증상이 있는 근시 환자라면, 안과에 꼭 내원하여 망막 상태를 검진할 필요가 있다. 상기 질환이 발견되면 상태에 따라 레이저치료 혹은 유리체절제술을 비롯한 수술까지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근시의 경우, 이른 나이에 발병하면 최종적으로 근시의 정도가 더욱 심해지기 때문에 근시 진단 연령이 매우 중요하다. 미취학 연령에서 근시 진단을 받았다면 성장 과정에서 적극적인 치료를 진행하여 고도근시로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거리 작업을 많이 하면 근시 진행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휴식하며 원경을 편안히 볼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래엔 근시 진행을 억제하는 아트로핀 안약, Ortho-K 렌즈 (드림렌즈), 근시억제용 일회용 소프트렌즈 등 다양한 방법이 나와 있어 처방을 원하는 경우 가까운 안과를 방문하여 상담하도록 한다.
(글: SNU청안과 박영주 원장)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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