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폭스는 과거 원숭이두창(Monkeypox)으로 알려졌던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감염될 수 있는 급성 발열성 질병이다. 주로 중서부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엠폭스는 감염된 동물과의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증상으로는 발열, 두통, 근육통, 림프절 부종, 오한, 피로, 그리고 여드름이나 물집처럼 보이는 피부 발진 등이 나타난다. 발진은 얼굴과 몸에 주로 나타나며, 피부 표면에서 감염이 쉽게 전파될 수 있다. 엠폭스의 치사율은 3%에서 10%로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임산부, 노약자에게 큰 위협이 된다.
2022년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엠폭스는 주로 미주와 유럽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세계보건기구(WHO)는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도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2023년 확산세가 줄어들며 같은 해 5월 비상사태가 해제됐지만 올해 들어 아프리카에서 치명률이 높은 변종 엠폭스인 'Clade 1b형'이 새롭게 확산되면서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변종 엠폭스는 전파 속도가 빠르고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 임산부, 노약자에게 치명적이다. 콩고민주공화국(콩고)에서는 지난 1월부터 7월까지 1만2천건 이상의 의심 사례와 447명의 사망자가 보고됐으며 사망자의 80%가 15세 미만의 아동으로 확인됐다. 현재 아프리카의 8개국에서 변종 엠폭스가 확산되고 있어 WHO는 다시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다.
변종 엠폭스는 콩고민주공화국, 부룬디, 케냐, 우간다 등의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으며 코트디부아르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Clade 2형 변종'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변종 엠폭스는 유럽, 스웨덴, 태국 등 세계 각지에서도 확진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엠폭스 확산에 대비해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감염 경로와 증상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고 밝혔다. 이어 감염된 사람 또는 동물과의 접촉은 피하고, 오염된 물질이나 환경에서의 방역 수칙을 준수할 것 권고했다.
엠폭스 백신은 현재 일부 국가에서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콩고에 첫 백신 지원분을 전달했으며 9만9천 회 이상의 접종이 가능한 분량이 도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CDC에 따르면 이번 백신 지원은 유럽연합(EU)의 신속한 대응으로 이뤄졌으며 향후 아프리카 전역에 백신이 공급될 예정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엠폭스 백신 부족 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상황라고 의견을 모았다.
WHO는 아프리카 전역에서 엠폭스 확산을 막기 위해 백신 공급을 서둘러야 하지만 공급량이 충분하지 않아 대응이 지연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콩고와 같은 아프리카 내 내전 국가들은 의료 자원이 부족해 백신을 통한 예방이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 내에서도 엠폭스 확산을 효과적으로 방지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최근 엠폭스 백신의 사용을 고위험군에 한해 확대 승인했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과 어린이, 임산부는 엠폭스 예방 접종이 가능해졌다.
이종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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