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천향대 서울병원 조준형 교수, 헬리코박터 제균 요법 연구 결과 국제 학술지 최신호에 두 편 발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한국인에서 절반 가까이 감염되어 있는 만성 질환이며, 위 점막에 밀접하게 달라붙어 있어 활동성 감염으로 지속된다. 성인기에는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까지 일으키고 이는 위암 발생의 위험 요소로 알려져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항생제로 박멸하는 제균 치료를 받지 않고서는 저절로 소멸되지 않으며, 치료받지 않은 감염자는 미감염자에 비해 위암 발생 위험도가 약 10~20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헬리코박터를 치료하는 항생제의 내성 증가로 인해 그 치료 성공률이 점차 감소되는 추세다.
대한헬리코박터학회의 치료 지침에 따르면 현재 가장 많이 처방되는 1차 치료(3제 요법)의 성공률은 70~80%로 보고된다. 제균 약제를 2주간 잘 복용해도 4명 중 1명은 헬리코박터균이 박멸되지 않아 환자는 치료 실패를 경험할 수 밖에 없다. 최근에 ‘비스무스’는 금속 성질이 함유된 약제로 헬리코박터에 대한 항균 작용이 있는 후보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헬리코박터균 감염을 진단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항생제 2가지와 위산분비억제제를 포함한 1차 제균 약제를 총 306명의 환자에게 2주간 치료했다. 그 중 111명에게는 처음부터 비스무스 약제를 하루 2회 복용하도록 추가 처방했다. 그 결과 제균 성공률이 71.8~82.9%에서 87.5~95.8%로 증가했다. 제균 치료 성공군과 실패군을 원인 인자를 추가 분석한 결과, 비스무스 복용하지 않는 경우에 헬리코박터균 치료 실패율이 12.3%로 복용군에서의 4.2%에 비해 더 높았다.
일반적으로 헬리코박터 제균약에 항생제는 2가지가 포함되어 미식, 오심, 복통, 설사 같은 소화기 부작용이 흔히 발생한다. 이는 제균 치료를 중단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이며, 이런 경우에는 2차 항생제 내성이 발생하게 되어 향후 치료 실패까지 이어진다. 흔히 처방되는 항생제 중 아목시실린은 현재 치료 지침에서는 1000 mg을 하루 2번 복용하도록 되어 있다. 최근 조준형 교수는 국제 학술지인 미생물(microorganisms)에 ‘테고프라잔, 클라리스로마이신, 비스무스를 이용한 1차 헬리코박터 제균 요법에서 아목시실린 항생제의 하루 2회 및 4회 투여 비교 연구’를 발표했다. 아목시실린 항생제의 시간-의존적인 살균 효과를 이용하여 약제 용량은 500 mg으로 낮추고 대신 하루 4번 복용하는 분할 요법을 시도했다. 그 결과 전체 부작용은 40%에서 23.1%로 감소, 오심/미식 같은 소화기계 부작용은 14%에서 3.8%로 감소시키고, 제균 성공률은 98%까지 높일 수가 있었다.
조준형 교수는 “위염, 위궤양, 위암과 같은 위질환의 주 원인으로 헬리코박터균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제균 약제는 항생제 고용량으로 인해 부작용 발생 빈도가 높고, 항생제 내성 때문에 환자가 힘들게 복용하더라도 치료 실패를 경험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아쉽게도 지금까지 한국의 헬리코박터 치료 지침에는 비스무스 약제 복용을 처음부터 권고하고 있지 않다. 또한 아목시실린 항생제 투여법에 대한 연구도 전무하다. 이번 두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제균 치료를 처음받는 환자에게 1차 약제부터 비스무스를 처방하고, 아목시실린 항생제는 저용량으로 4회 분할 투여하면 치료 성공률은 증가하고 부작용은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 베일러 의과대학 교수이며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연구 분야의 대가인 데이비드 그레이엄(David Y. Graham)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국제적인 표준 치료법이 될 것이라고(It is an excellent paper– a model!) 높이 평가했다.
김국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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