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젠(Biogen)과 에자이(Eisai)가 공동 개발한 레켐비는 경도인지장애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치료 효과를 인정받아 치매 치료제 시장의 새로운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다.
레켐비는 알츠하이머 환자 뇌에서 비정상 단백질인 '아밀로이드 베타'의 침전물을 제거하도록 설계된 항체다. 2주에 한 번씩 정맥주사로 투여되며, 경도 인지 장애와 경증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됐다. 그러나 중등도 이상 환자에게는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2024년 일본에서는 7천명의 환자가 레켐비를 투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고가 약값이 큰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레켐비의 1년치 비용은 미국에서 약 2만6천500달러(한화 약 3천500만 원), 일본에서는 약 2천700만 원에 달한다. 현재 레켐비는 대부분의 보험 적용에서 제외돼 있으며, 한국에자이 또한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약가 협상에 대비하고 있다. 관계자는 "레켐비의 고가 약값이 환자 접근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약가 협상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제약사들도 치매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리바이오는 경구용 치매 치료제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며 가장 앞서 나가고 있다. AR1001은 다중기전 치료제로 2026년까지 미국 FDA 신약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과 한국에 이어 중동과 남미 지역에서도 독점 판매권 계약을 추진 중이다.
젬백스앤카엘(082270)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GV1001'의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쥐 실험에서 아밀로이드 베타 제거 효과를 확인하며 주목받고 있다. GV1001은 뇌 염증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알츠하이머병뿐 아니라 다른 신경퇴행성 질환에도 적용 가능성이 높다.
엔케이맥스(182400)는 NK세포치료제 'SNK01'로 알츠하이머 환자의 증상 개선을 발표했다. 멕시코에서 진행한 임상 1상에서 환자의 인지기능 개선 효과가 확인됐으며, 미국에서도 추가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차바이오텍(085660), 동아에스티(170900), 에이비엘바이오(298380), 카이노스메드(284620) 등 다른 국내 기업들도 치매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은 줄기세포 치료제, 항체 신약 등을 통해 다양한 기전으로 치매 극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레켐비 상용화로 국내 치매 치료제 시장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으며, 국내 기업들의 신약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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