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번의 기침은 자연적인 신체 반응
3주 이상 지속되면 정확한 원인 찾아 치료해야
◇기침은 자연스러운 치유 반응... 억제는 신중히
일반적으로 감기에 걸렸을 때보다 기관지염이나 폐렴에 걸렸을 때 기침이 더 심하다. 이것은 병이 심할수록 호흡기 안에 나쁜 물질이 많기 때문에 기침을 더 심하게 해야만 밖으로 내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류호준 대전을지대학교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기침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해서 지나치게 기침을 억제하면 몸 안에 들어온 나쁜 물질과 가래를 배출하지 못해 염증이 지속돼 더 심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감기에 걸려 기침을 하는 경우 생활하기 불편할 정도로 기침이 아주 심하지 않으면 일부러 약을 써서 기침을 막을 필요는 없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기침을 억제하는 치료를 하면 감기 증상이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감기 치료에는 오히려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기침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억제시키고, 감기가 치료되면서 기침도 자연스럽게 치료되게 하는 것이 좋다. 실제로 감기를 치료할 때는 기침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가래를 묽게 하고 기관지를 확장시키기도 하는데, 이렇게 하면 일시적으로 기침을 더 많이 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저절로 호전된다.

기침을 하면 입안의 수많은 파편들이 공기 중으로 날아간다. 이때 감기나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들이 같이 날아가 다른 사람에게 병을 전염시킬 수 있다. 남에게 전염시키지 않으려면 기침을 할 때 고개를 돌리고 손이 아닌 팔로 입을 가리고 기침을 해야 한다. 또 감기 걸린 사람이 마스크를 쓰면 이러한 피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기침을 많이 할 때는 쉬는 것이 제일이다. 늘 청결하고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좋고, 집 안팎의 온도차가 심하지 않도록 조절한다. 류호준 교수는 “생활 환경 속에서 적당한 습도를 유지해 기도점막이 건조하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기도점막에 가래가 달라붙으면 기침을 하기가 힘들어지므로 수분을 많이 섭취해 가래를 묽게 해줘야 한다”고 조언한다.

"감기인 줄 알았던 기침, 왜 계속될까?"
보통 ‘기침’ 하면 가장 먼저 ‘감기’를 떠올린다. 실제로 감기로 인한 기침은 대부분 1~2주 안에 호전되며, 3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뚜렷한 원인 없이 기침이 3주 이상 계속된다면, 단순 감기 외에도 천식, 폐렴, 폐결핵, 심지어는 드물게 폐암 등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의료진 진료를 받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침은 매우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기침의 소리나 양상, 언제 더 심해지는지, 나이와 기저질환 유무 등에 따라 원인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기침을 억제하기보다는, 기침의 원인을 파악해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건강 회복의 지름길이다.
"기침약을 먹는데도 왜 기침이 멈추질 않는 걸까?"
기침약을 복용했음에도 기침이 바로 멈추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는 약이 체질에 맞지 않아서일 수도 있지만, 감염 이후 기도 점막이 손상되거나 기관지가 일시적으로 민감해진 상태일 수도 있다. 이런 경우 마치 기침이 계속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실제로 회복 과정에서 나타나는 기침은 경우에 따라 최대 1~2개월 정도 지속되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호전되는 양상이 보인다면, 바로 약을 바꾸기보다는 경과를 지켜보는 것도 중요한 치료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
"기침은 그냥 두면 안 되나?"
기침과 가래는 몸이 스스로 호흡기를 보호하고 회복하려는 자연스러운 방어작용이다. 만약 이러한 기침과 가래가 전혀 없다면, 우리는 감염에 훨씬 취약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기침이 다소 불편하더라도, 짧은 기간 동안 가볍게 지속되는 경우라면 지나친 걱정보다는 몸의 회복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물론, 기침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심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언제든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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