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없는 입양이 동물유기로 이어져 ... 20여년 시간 동안 부양할 수 있는 경젱력, 주거환경 등 모두 고려해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1년 한해 발생한 유기 동물의 숫자(유실 포함)는 13만 마리로 추정되며, 2021년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가구 중 29.7%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유기되는 동물들은 다시 가족을 찾는 비율보다 길거리에서 죽음을 맞이하거나 지자체 보호소에 입소하여 그곳에서 일정 기간 공고를 내고 이후 가족이 나타나지 않아 안락사를 당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유기를 막고 반려동물과 잘 지내기 위해선 무엇보다 환경과 성향 등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하고 신중하게 가장에 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려동물 입양 시 고려해야 할 점이 무엇이 있을까? 의외로 가장 먼저 고려되야 하는 것은 경제적 여유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일은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뒤따른다. 반려동물을 입양할 시 기본적으로 반려동물 용품을 구비해야 하며 매달 소비되는 사료, 배변패드(고양이의 경우 화장실 모래) 등의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그 외에도 예방접종, 심장 사상충 약, 구충 등의 병원비와 예기치 못한 질병 또는 사고 등으로 큰 지출이 생길 수 있다. 이를 충당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지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
반려견, 반려묘의 수명은 평균 15~20년이다. 나이가 들면서 질환이 생길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 생기더라도 끝까지 동물들을 책임질 수 있는 자세와 경제력은 필수이다. 실제로 거리에 버려지는 동물들 중 질병이 생겨 버려지는 경우도 더러 있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는 지난 2021년 4월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한마을 산소에서 사지마비 상태의 포메라니안 '빈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거동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태에서 혼자 그곳까지 왔을 리는 만무하여 유기로 추정했다.
또 하나 고려해야 할 사항은 '거주 형태'이다. 가족과 함께 거주할 경우 반드시 가족 구성원을 모두의 동의가 필요하며, 주 반려인 부재 시 동물을 케어해 줄 수 있는 가족 구성원이 있는지, 가족 구성원 중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은 없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한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기에 가족과 반려동물이 서로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사전에 모든 확인과 동의는 필수적이다.
최근 1인 가구가 증가하며 혼자 사는 사람들의 반려동물 입양 또한 증가하고 있다. 1인 가구일 경우 반려동물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있는지 고려할 필요가 있다. 케어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아직 어린 연령의 동물은 장시간 집을 비워야 하는 1인 가구에 적합하지 않다. 외에도 실외 배변을 하는 반려견의 경우 하루 2~3차례 산책을 통해 배변 활동을 할 수 있는지 반려동물을 맞이할 본인의 패턴을 다시 한번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유기 동물을 입양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동물보호단체를 통해 구조된 동물들의 입양이다. 동물보호단체에서 구조되어 보호 중인 동물의 입양을 원할 경우 관련 단체 홈페이지 또는 SNS 계정을 통해 입양 문의 또는 상담이 가능하며 이후 입양 절차를 밟을 수 있다.
두 번째는 동물보호 관리 시스템을 통한 입양이다. 동물보호 관리 시스템(APMS)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유기 동물 관리에서 동물등록에 이르기까지 동물보호 업무 전반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각 시도(시군구)의 동물보호 업무 담당 부서와 연계하여 운영하는 시스템이다.
동물보호 관리 시스템에 접속하여 유기 유실동물 > 보호 중 동물 > 본인이 거주하는 지역을 선택하면 해당 지역에서 보호중인 동물의 사진과 기본 정보를 알아볼 수 있다.
동물을 사고 파는 행위가 사라진다면 고양이 공장, 강아지 공장으로 인해 불필요한 희생을 당하는 동물들뿐 아니라 해마다 유기되는 동물들도 당연히 줄어들 것이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심인섭 대표는 “실제로 동물을 장난감으로 여기고 쉽게 샀다가 싫증났다고 버리는 경우도 많은데, 마트, 펫샵, 가정 분양 등 쉽게 동물을 사고팔 수 있는 환경이 이를 부추기고 있다. 반려동물을 입양은 매우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며 “사지 않고 입양하는 반려동물 문화가 자리 잡아 보호소에 남겨져 죽음을 기다리는 많은 동물들이 새로운 삶을 이어나갈 수 있는 기회가 가득한 사회이길 바라며, 정부는 동물생산과 판매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를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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