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전통 약재로 사용해온 현지의 열대 식물에서 항암 효능 발견
이에 전 세계적으로 암을 치료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인데, 최근 싱가포르에서 전통 약재로 사용해온 열대 식물 중 일부가 항암 효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 싱가포르에서는 45명 중 1명이 암에 노출되고 있으며,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2017년의 싱가포르 보건진흥원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암으로 진단받는 환자의 수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이와 함께 의료 기술과 암 치료법도 꾸준히 발전하면서 생존자 역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싱가포르 등의 동남아 국가들은 그들만의 문화적인 특성을 변화시키는 급격한 도시화를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통적으로 약재로 사용한 식물의 약효 성분에 대한 과학적인 증거도 부족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식을 모두 잃어버리기 전에 이 식물들이 건강에 미치는 이점의 문서화에 대한 필요성이 시급해지고 있다.
이에 싱가포르 국립대학의 약학부 연구진은 3년 동안 국내 식물의 약리학적인 특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특정한 세 종의 식물이 각종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이를 국제학술지인 ‘Journal of Ethnopharmacology’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싱가포르에서 암 치료를 위해 전통 약재로 사용해온 7가지 식물에 초점을 맞췄다. 연구 대상은 Bandicoot Berry(Leea indica), Sabah Snake Grass(Clinacanthus nutans), Fool's Curry Leaf(Clausena lansium), Seven Star Needle(Pereskia bleo), Black Face General (Strobilanthes crispus), South African Leaf(Vernonia amygdalina), Simpleleaf Chastetree(Vitex trifolia) 이다.
연구진은 충분히 자란 건강한 잎에서 분리해낸 추출물이 대장암, 유방암, 난소암, 간암, 자궁암 등을 유발하는 암세포에 어떤 여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Bandicoot Berry, South African Leaf, and Simpleleaf Chastetree에서 무려 7종의 암에 대한 항암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Fool's Curry Leaf와 Black Face General에서도 일부 암세포에게서 신체를 보호하는 성분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약용 식물은 고대부터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는데 사용되어 왔지만 항암 특성에 대한 연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설명하며, “이번 연구는 전통적인 약재 식물도 암 치료에 적용할 수 있다는 과학적 증거를 제공하고 치료제 개발에 대한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열대 식물에서 항암 작용을 활성화시키는 화합물을 식별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아무리 항암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암 환자들이 의사와의 상의 없이 이 식물들을 이용하여 자가 치료를 시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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