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증·청력저하 등 증상…10만명당 10~150명꼴 발생
- 빈혈·편두통 등과 혼동…고온다습한 날씨에 악화될수도
- 완치 보다는 증상 조절이 중요…짜고 단 음식은 피해야
이처럼 메니에르병(Meniere's disease)은 어지럼증, 청력저하, 이명, 귀 먹먹함을 주증상으로 하는 귀 질환으로, 1861년 프랑스의 의학자 메니에르에 의해 처음 알려졌다. 국내 메니에르병의 유병률은 정확하게 나와 있지 않지만 대략 10만명 당 10명~150명까지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메니에르병 환자 8년새 2배 증가…어지럼증·청력저하 등 증상
메니에르병은 유병률이 높은 질환은 아니지만, 일단 걸리면 잘 낫지 않고 점차 악화하는 경우가 많아 매우 고통스럽기로 유명하다.
메니에르병의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진 않았지만, 내림프액의 흡수 장애로 인한 내림프 수종과 혈관 문제, 자가면역, 알레르기, 바이러스 감염 등이 주원인으로 추정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메니에르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0년 7만6259명에서 2018년 15만4283명으로 8년새 2배나 증가했다.
메니에르병의 증상은 처음부터 어지럼증과 청력저하가 같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둘 중 한 가지만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초기에는 저음역에서 심하지 않은 청력저하가 나타나므로 단순히 먹먹하다고만 느끼고 넘어가기도 해 청력검사를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어지럼증은 심한 경우 오심, 구토와 함께 일상생활을 수행하기 어려운 정도로 발생하게 된다. 처음에는 증상이 나타났다가 없어졌다가를 반복하다, 병이 진행되게 되면 증상이 더 심해지고 더 자주 반복된다. 처음엔 한쪽 귀에서만 나타나다가 양쪽 귀 모두에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경우도 20~50% 정도 된다.
▶빈혈·편두통 등과 혼동…고온다습한 날씨에 악화할 수도
메니에르병은 빈혈, 편두통, 이석증 등과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이에 전문의의 명확한 진단은 필수다.
진단은 순음청력검사, 온도자극검사, 전기와우도검사, 전정유발근전위검사 등의 여러 검사를 수 차례 반복 시행한다.
병동성의 감각신경성 난청을 확인하고 이명, 어지럼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병력이 확인되면 확진할 수 있다. 그러나 소뇌교각부의 종양이나 편두통성 어지럼증에서도 메니에르병과 같은 양상의 변동성의 내이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MRI 등의 영상진단을 통한 감별이 필요하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높은 습도와 낮은 기압이 메니에르병의 증상 악화에 영향을 준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의 고온다습한 여름 날씨 자체가 메니에르병에는 악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이비인후과 김민희 교수는 "외부 기압이 낮아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내이의 압력이 심해지는 것, 습도가 높을수록 음속이 높아지는 것 등이 원인으로 생각된다"면서 "따라서 메니에르병을 진단받은 적이 있다면 습하고 기압이 낮아지는 여름에서 가을까지와 비가 오는 날엔 좀 더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치료·관리 잘하면 완치에 가까운 생활 가능
메니에르병의 목표는 완치가 아닌 증상의 조절이다. 완치가 없다는 말이 무섭게 들릴 수 있겠지만 치료와 관리를 잘하면 거의 증상 없이 사실상의 완치에 가까운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메니에르병에 대한 약물치료의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다. 약물이 급성기 어지럼증 증상을 치료하는 데에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청력 보존에 어떠한 효과가 있는지, 또한 병의 진행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는지는 아직 확실히 밝혀진 바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일반적으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된 약물은 '베타-히스티딘(beta-histidine)'과 이뇨제이다.
약물치료로 호전되지 않는 환자에게는 여러 가지 수술적 치료법을 고려할 수 있다. 가장 자주 시행되는 수술법은 '내림프낭 감압술'이지만, 그 치료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양방치료가 잘 듣지 않는 경우 한방치료도 적용해볼 수 있다. 이미 일본에서는 메니에르병에 대한 한약의 유효성이 인정받아 메니에르병 진료가이드라인에서 한약 사용을 추천하고 있다.
김민희 교수는 "한약은 수분대사를 활성화해주며 침, 뜸, 물리치료 등은 귀 주변의 미세혈관 순환을 촉진해준다"면서 "양약을 쓰면서도 어지럼증이 반복되거나 청력저하가 돌아오지 않는 경우, 한방치료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짜고 단 음식도 증상 악화시켜…흡연·스트레스도 피해야!
메니에르병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내림프액의 '수종'이므로, 식생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저염식이다.
김민희 교수는 "짠 음식을 전혀 안 먹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기 어려우므
로, 최대한 소량을 먹어 하루 총 나트륨 양이 많아지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술과 고당분 음식 섭취도 수분의 정체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좋지 않다. 충분한 수분 섭취도 도움이 된다. 커피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확실한 연구결과는 없지만 카페인은 교감신경을 흥분시켜 혈관을 수축시키므로 하루 1잔 이하로 옅게 먹는 것을 추천한다. 이밖에 흡연, 스트레스와 과로 또한 말초 혈류장애의 원인이 되므로 당연히 피하는 것이 좋다.
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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