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팸족들도 긴 장마철이 괴로운 것은 마찬가지이다. 이처럼 궂은 날씨에는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작년 겨울부터 지속된 코로나19로 인해 야외활동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장마까지 더해져 아예 산책을 하지 않거나 산책 횟수를 줄인 견주들이 많다. 그러나 반려견은 산책이 부족해지면 운동 부족, 사회화 부족, 후각 능력 저하, 보호자와의 관계 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등의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때문에 요즘과 같은 때에는 특히나 개에게 물리는 크고 작은 외상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은데, 안타깝게도 반려견과 함께하는 이들 대부분은 개에게 물려도 그렇게 심하지 않을 경우 외상병원을 방문하는 일이 드물다.
일단 개에게 물리면 어느 정도 상처 부위에 있는 피를 조금 흘리게 두고 소독한 뒤 연고를 바르거나 밴드를 붙이는 등의 소극적인 대처를 하는 것인데, 이와 같은 대처법들은 일반적인 가벼운 외상 사고를 입었을 때 적용할 수 있지만 개에게 물리면서 생긴 외상에 대해서는 다소 한계가 따른다.
인간의 입과 달리 반려견의 입안에는 여러 가지 균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런 개에게 물렸을 때에는 상처 부위를 '잘' 소독해야 염증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또 심각할 정도로 깊게 물린 경우라면 힘줄과 신경 등이 손상되는 건 물론 내 소중한 가족이라 생각했던 반려견이 나를 물었다는 사실에 정신적인 충격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요즘처럼 예민해지기 쉬운 반려견과 함께하는 이들이 있다면 개에게 물렸을 때 어떻게 행동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꼼꼼하게 파악하고 알아두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개에게 물린 그 즉시 상처 부위를 흐르는 물에 깨끗하게 씻어내야 한다. 그 뒤에는 아무리 상처가 작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대처하기 보단 가까운 외상병원에 빠르게 방문하여 상처 부위를 의료진에게 진찰받는 것이 현명하다.
만약 상처 부위가 깊거나 벌어진 상태라면 건드리지 말고 균이 어느 정도 빠져나갈 수 있도록 잠시 뒤부터 지혈하는 것이 좋다. 이 과정을 거쳤다면 앞서 말한 것처럼 반드시 빠른 시간 안에 외상병원을 찾아 치료받는 것이 좋다.
외상병원을 찾을 때에는 일반적인 치료보다도 외상, 상처 등을 전문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는 성형외과, 정형외과, 일반외과 등의 의료진이 상주해 있는 곳이 좋다. 외관 상으로 보이는 상처를 치료함과 동시에 상처와 관련된 다양한 부분들을 협진하여 치료한다면 훗날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책, 외부 활동은 반려견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요즘처럼 궂은 날씨로 인해 이런 활동이 힘들다면 반려견들이 예민해지지 않도록 보호자 역시 각별한 신경을 기울이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산책을 강행했다면 목줄을 반드시 착용하고 대형견이라면 입마개를 하길 바란다. 또, 어린 아이나 노인들과 반려견만 두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서울연세병원조상현병원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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