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 땀냄새와 다른 두피 냄새의 변화는 성장기 요주의 질병인 ‘성조숙증’의 판별 근거로 꼽힌다. 성조숙증을 판별하는데 왜 두피 냄새에 주목해야 할까? 성조숙증은 사춘기 증상인 2차 성징이 8세~10세 사이에 조기 발생하는 아동 질병이다. 성장기 아이들이 너무 빠른 2차 성징을 겪음으로 인해 저 신장, 조기 월경, 사회심리적 위축 등을 초래 한다.
체취는 사춘기 갱년기, 노년기 크게 세 구간을 거쳐 변화한다. 갱년기에는 여성호르몬의 감소와 동시에 증가하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으로 인한 냄새가 달라지고 노년기에는 산화된 피지가 만들어낸 지방산으로 인해 특유의 냄새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두피에서 나는 꿉꿉한 냄새, 사춘기 냄새로 불리는 특유의 냄새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성조숙증이나 사춘기의 경우 왕성한 호르몬 작용이 촉발원인이 된다. 땀 냄새는 아포-에크린땀샘(apoeccrine sweat gland)의 발달로 발생한다. 아포크린 땀샘은 지방성분의 땀을 배출하는데 호르몬 작용이 왕성해지는 사춘기에는 급격히 증가되며, 땀샘 근처에 있던 세균이 땀 속의 지방성분을 분해해 지방산을 만들어내며 특유의 냄새를 내는 것이다.
또 피지분비 증가로 인한 냄새는 안드로겐이라는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피지선이 커지고 기능이 왕성해지는 것을 들 수 있는데, 남아의 고환에서 만들어지는 호르몬이지만 여아의 부신 이라는 기관에서도 소량 만들어지면서 여아도 안드로겐의 작용을 받아 피지분비가 증가할 수 있어 여러 요인을 살펴야 한다.
이처럼 사춘기나 성조숙증으로 인한 두피 냄새는 단순히 머리를 안 감아서 나는 냄새가 아니다. 아이의 머리에서 두피냄새가 지속 된다면 모든 질병이 그렇듯 우선 임상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고 생활습관 교정을 함께 병행하는 것이 정석이다. 가벼운 두피 냄새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위생적 측면과 연관이 깊어 사회적으로 미숙한 아동기의 경우 사회적 관계에서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을 수 있고 아이가 지속적 불쾌감을 호소할 경우 스트레스가 동반되어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생활습관 교정의 경우 올바른 ‘샴푸법’이 생각보다 중요하다. 호르몬과 피지 과잉분비로 나는 아이의 머리 냄새는 시중 샴푸로 없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성조숙증 전용 샴푸를 사용하기도 한다. 두피는 머리를 덮는 피부다. 땀샘, 기름샘, 털 주머니가 있어 자외선과 더위 등 환경적 충격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고 감각을 수용, 체온 조절 등이 여러 역할을 한다. 생각보다 예민한 신체 부위라서 평소 위생적인 관리가 안되면 곰팡이 균이 서식할 수 있고, 호르몬 불균형이 지속되면 비듬이 발생하기 쉬워진다.
두피의 악취를 잡으려면 샴푸법도 달라야 한다. 모공 속 굳은 피지를 말끔히 제거할 수 있도록 거품을 많이 내서 두피 속까지 꼼꼼하게 마사지하듯 닦아내야 한다. 문제성 두피의 경우 알맞은 전용 샴푸를 사용하면 일반 제품 보다 훨씬 개운하고 깨끗한 두피상태를 느낄 수 있다. 비듬은 전용 샴푸로 먼저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 이듯 성조숙증으로 인한 두피냄새도 성조숙증 전용 샴푸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드라이기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두피까지 드라이해 보송한 상태로 만들어야 습기로 인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
또한 샴푸는 낮 보다 밤에 하는 것이 좋다. 두피도 밤 사이 자는 동안 재생하고 손상된 부분을 복구해야 하는데 하루 동안 분비된 피지와 먼지 등이 엉켜 있으면 쉬지 못한다. 비를 맞거나 운동을 했다며 반드시 머리를 감는 것이 좋다. 습진 두피 환경에서는 비듬균과 곰팡이균 등의 번식으로 인해 머리 냄새가 심해진다.
특히 왁스 등의 헤어스타일링 제품 사용 후 샴푸가 중요하다. 헤어스타일링 제품은 끈끈한 성질로 공기 중에 먼지, 곰팡이 등이 달라 붙어 모공이 막기 쉽다. 사용한 당일 머리를 감아주지 않으면 냄새 유발은 물론 제품에 따라 강한 화학성분이 모낭 세포에 안좋은 영향을 끼쳐 탈모 유발 가능성도 높다.
성조숙증은 원인 및 증가되는 성호르몬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이 다양하고 가족력에 따른 개인차가 있다. 눈으로 알아보기 쉬운 증상은 여아의 유방 발육 상태, 남아 고환의 용적이 4 mL 이상 커지며, 음모 발달을 포함한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일반인이 쉽게 평가할 수 없는 항목이고 유방 발육이 이미 관찰됐다면 키 성장이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아 저 신장을 극복하는 치료적기를 놓치게 된다.
흔히 아이가 소아비만 이거나 여드름이 나고, 두피 등에서 사춘기 냄새가 나는 등 성조숙증이 의심증상이 지속적으로 관찰된다면 골성숙도 검사 등을 하는 것이 사전예방 차원에서도 좋다.
하우연한의원윤정선대표원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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