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은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고 흥미 감소, 이유 없이 한 달간 체중이 5%이상 변화했거나 불면, 극심한 피로감, 집중력 감소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것을 말한다. 심각할 경우 극단적 선택과 같은 응급상황에 이를 수 있어 반드시 정확하게 진단하고 검증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울증은 단순히 개인의 역량에 따른 문제로만 비춰지기 쉽다. 개인의 능력 및 태도의 문제로 오해받기 쉬운 증상이 많은데다 본인이 자각하기 어렵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치료시기를 놓친 우울증은 점점 증상이 악화돼 학업, 직장생활 실패를 부르고 대인관계 악화, 알코올 및 약물에 의존하는 삶을 살아가게 만들어 개인적 고통은 물론 매우 큰 사회경제적 손실이란 결과를 초래한다.
심지어 과거와 달리 우울증은 조현병보다 질환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됐지만 우리나라 문화 특성 상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 것, 코로나19로 인해 단절된 관계, 우울증에 대한 선입견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숨은 우울증 환자가 많은 편이다. 또 재발이 잦아 치료에 있어 환자와 의사가 동반자가 되어 더 나은 치료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울증 만큼이나 관심이 큰 정신과 질환이 바로 조현병이다. 사건, 사고와 관련돼 폭력적이고 공포스러운 인식이 강한데 반해 100명당 1명에게 해당 할(유병률1% , 발병률 0.05% 대부분 만성화 경과를 겪어서 유병율이 높다.) 정도로 흔한 정신과 질환이다.
이는 뇌 속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도파민의 과한 분비로 뇌가 손상되면서 나타나는 뇌 질환이다. 조기 진단 시 별 무리 없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지만 치료가 늦어지면 뇌 손상이 심해져 치료 반응이 적거나 예후가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또 진단과 치료가 잘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재발 될 수 있는데, 이 경우 비가역적 뇌손상을 동반하는 만성적 질환 특성에 따라 심각한 뇌구조 손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즉, 조현병은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조기 진단, 지속적인 치료 과정이 필요해 환자와 의사의 신뢰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단순히 진단 후 약을 처방하는 것이 아닌 동반자적 관계가 성립돼야 장기간 관리하며 일상 복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울증과 조현병은 의사, 환자 간의 신뢰를 쌓고 환자에게 맞는 치료법을 찾아가는 과정, 그리고 그 과정을 함께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증상을 기술하고 약을 처방하는 기술정신치료법도 매우 유용하지만 무의식을 탐색하고 증상이 주는 의미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역동정신치료 역시 환자를 공감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성정신건강의학과의원박병선원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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