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냉증은 손과 발의 말초까지 혈류가 원활하게 흐르지 않는 증상으로, 날이 추운 겨울에는 계절 탓에 그 증상이 더 심해진다. 하지만 이들은 열대야가 지속되는 여름철에도, 또 날씨가 변화하는 환절기에도 수족냉증으로 힘들어 한다.
이러한 수족냉증 증상이 나타나면 무조건 날씨 혹은 체질 탓이라고만 생각하기 쉬운데,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특히 사계절 내내 수족냉증을 겪고 있는 데다가 평소 어지럼증, 두통, 소화불량 등 다른 증상도 잦다면 이것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이 불균형을 이루는 ‘자율신경실조’가 그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자율신경실조는 말 그대로 자율신경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할 때 흔히 찾아오며, 수족냉증 뿐만 아니라 혀통증, 어지럼증, 이명, 불면증 등 다양한 증상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심할 경우 호흡곤란, 우울증, 불안장애 등이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자율신경실조증은 심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본다. 지나친 스트레스와 불안은 심장에 열을 몰리게 하고 이로 인해 심장이 본래의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자율신경실조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따라서 치료를 통해 심장의 열을 식혀 주면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찾는 데 도움을 주어 서서히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다만, 사람마다 체질과 증상의 정도, 유형이 다른 만큼, 정확한 진단을 거친 뒤 맞춤 처방이 이뤄져야 한다. 평소 스트레스를 관리하거나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어줄 수 있는 심호흡, 명상 등 생활관리법을 병행하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수족냉증은 몸에 열이 적은 차분한 이들에게 나타나기 쉽다. 여기에 과도한 스트레스, 불안 등이 더해지면 자율신경을 담당하는 심장과 그 주변에 열이 몰리며 말초 신경에는 냉증이 생긴다. 정확한 진단을 통해 냉증이 생긴 원인을 파악해 치료하고 적절한 생활습관 교정까지 진행한다면 충분한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자하연한의원김가나원장 기자
press@healthi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