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공급, 혈관확장제 투여 등 적극적인 대처로 위기 넘겨
화제의 주인공은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정소윤 소아청소년과 교수. 정 교수는 5월 20일 부산에서 열리는 대한소아내분비학회 참석을 위해 KTX 10호차에 몸을 실었다.
오전 8시 30분경 응급환자 발생으로 의료진을 찾는 안내방송이 흘렀고 객실과 객실 사이 출입문이 있는 공간에 승무원의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정 교수는 동료의사와 함께 달려갔다.
강한 흉통을 호소하며 숨쉬기가 곤란한 모습의 60대 남성. 이 남성은 기저질환으로 당뇨를 앓고 있었고 급성심근경색의 양상을 나타냈다.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임을 인지한 정 교수는 열차에 구비된 휴대용 산소캔을 통해 환자에게 간이 산소를 공급했고 환자가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눕혔다.
급성심근경색의 경우 골든타임 내에 혈관조영술이 가능한 심혈관센터로 바로 이송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당시 열차는 오송을 막 지나던 중이었고 다음 정차역이 대전역이었다.
정 교수는 “열차에서 환자분께 해드릴 수 있는 조치법이 많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이 컸지만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환자를 살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환자는 지속적인 가슴통증을 호소했고, 호흡도 점차 가빠지는 상황이었다. 정소윤 교수와 동료 의사는 혈관확장제인 니트로글리세린 약을 소지한 승객을 찾도록 안내방송을 요청했다. 다행히 약을 갖고 있던 승객들의 도움으로 환자에게 약을 투여할 수 있었다.
응급환자 발생 안내방송을 청취한 여러 의료진들이 달려왔고 다른 한 여의사는 동행이 없던 환자의 보호자와 연락하며 필요한 의학정보들을 확인했다. 또 환자와 보호자를 침착하게 안심시키며 119 구급대원들과 연락을 취했다. 신현영 국회의원이었다. 신 의원은 대전역에서 환자와 함께 하차해 역에서 대기 중이던 구급대원들과 함께 CAG(관상동맥조영술)가 가능한 병원으로 이동했다.
정 교수 일행은 대전역에 내리는 환자의 상황을 마지막으로 확인하고 동행하는 의료진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정 교수는 “개인적으로 병원 이외 공간에서 처음 받는 응급콜이라 긴장했지만 환자분이 잘 회복되어서 너무 기쁘고 의사로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응급환자 발생 후 객실 여기저기서 달려와 준 여러 동료 의료진들과 도움 주신 KTX 승무원님을 비롯해 승객분들께도 감사하고 응급상황에 대한 대처가 매우 감동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정소윤 교수의 선행은 6월 21일 소방청의 명예 하트 세이버 뱃지와 감사패 수여 소식을 접한 순천향대학교병원 동료 의사의 제보로 알려지게 되었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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