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연세병원김포점전병호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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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인대는 무릎 관절을 지탱하고, 무릎 관절의 회전운동 시 관절이 앞으로 밀려나오지 않도록 안정성을 유지하는 조직이다. 이는 피부조직에 비해 혈관 분포가 극히 적은 편이기 때문에 재생활동이 취약한 편인데, 미세한 손상과 염증을 스스로 치유하지 못하고 누적되면서 결국 파열에 이를 수 있으며, 이를 십자인대파열이라 한다.

십자인대파열이라고 하면 파열이 주는 어감상 직접적이고 강한 타격이나 충돌을 떠올리겠지만 실상은 다르다. 전방십자인대파열의 90%는 비접촉성 손상이 차지한다. 주로 급격한 방향전환이나 감속, 점프와 같은 무릎 관절의 회전운동 시 십자인대가 과한 압박으로 연골판 사이에 끼이면서 파열된다. 기타 요인으로는 퇴행성 변화로 인한 연부조직의 약화가 있다.

전방십자인대파열 직후 뭔가 끊기는 듯한 파열음과 동시에 인대가 파열되면서 무릎관절 안에 혈액이 차게 되고 그 결과 통증, 붓기, 멍이 발생한다. 이러한 증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붓기가 가라앉고 보행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통증이 완화되면서 단순한 타박상이나 염좌로 오인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인대 파열 후 다른 조직이 그 역할을 일시적으로 대체한 것 일뿐 치유가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료진의 진단 하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관절의 안정성에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계단 같은 경사진 곳을 오를 때 관절이 빠지거나 엇나갈 것 같은 불안감뿐만 아니라 평지를 걸을 때도 이러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악화될 경우 관절을 아예 굽히거나 펼 수 없는 잠김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며, 퇴행성 관절염을 촉진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조기 치료가 중요한 십자인대파열은 관절이 밀려나온 정도와 파열된 정도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무릎을 20~30도 가량 굽혀서 밀리는 정도를 판단하는 라크만 검사를 시행해볼 수 있으며 MRI, X-ray 검사 등 추가적인 정밀검사를 실시하여 진단하게 된다.

전방십자인대파열은 파열범위 10mm를 기준으로 부분파열과 완전파열로 구분할 수 있다. 부분파열은 주사치료, 물리치료를 통해 증상 호전과 완화를 기대해볼 수 있지만 10mm 이상의 완전파열은 관절내시경을 통한 십자인대재건술을 고려해야 한다.

십자인대재건술은 무릎 관절에 1cm 미만의 구멍을 내어 터널을 형성한 후, 정밀 카메라가 장착된 관절내시경을 삽입하는 수술법을 말한다. 관절 상태를 C-arm을 통해 모니터로 실시간으로 관찰하며 손상된 인대를 제거한 후, 자가건 또는 타가건을 이식하고 십자인대를 재건하여 안정성을 되찾고 회복한다. 관절내시경 수술은 국소마취 및 최소절개로 진행되어 출혈과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글 : 가자연세병원 전병호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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