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주의해야 할 감염병은 여행지역과 시기에 따라 다르지만 열대지방을 여행하거나 오지 등으로 배낭여행, 선교 등을 떠날 때에는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유행하는 감염병으로는 코로나19, 말라리아, 뎅기열, 지카바이러스 등이 대표적이다. 감염내과 전문의들은 어느 나라의 어떤 지역으로, 언제 여행을 떠나는지에 따라 대비를 달리할 것을 주문했다.
예를 들어 말라리아 유행 지역을 여행하기 전에는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와 여행 국가, 기간, 현재의 건강상태, 이전 예방 접종 여부 등을 상담한 뒤 예방 접종 주사나 예방약을 처방받아야 한다.
나라별 감염병이나 접종에 대한 정보는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홈페이지의 ‘Travelers’ Health’에서 확인 가능하다. 우리나라에는 정부에서 운영하는 ‘해외감염병NOW’가 있다. 해외감염병NOW에서는 국가별 감염병과 예방 정보, 예방접종 인증기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간혹 황열 예방 접종 증명서를 요구하는 국가들도 있다. 이 경우 출국 10일 전 예방접종을 맞아야한다. 황열이나 콜레라 백신 등은 국제 공인 예방 접종 기관에서만 접종이 가능하다. 이 외에 물이나 음식물을 통해 감염될 수 있는 장티푸스나 A형간염 백신도 출국 2주 전에는 접종해야한다.
특히 감염에 취약해 더욱 주의가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 면역 저하자, 임산부, 소아와 노령층 등이다. 면역 저하자는 항암치료 중이거나 장기 이식 경험자, 장기간 스테로이드 복용자, 비장 절제술 경험자, HIV 감염자 등인데, 면역 저하자는 예방접종 전 전문의와 반드시 상의한 뒤 예방접종을 결정해야한다.
임산부가 안전하게 여행하기에 적합한 시기는 임신 2기(13~28주)다. 임산부는 무엇보다 ‘여행자설사’, ‘물갈이’라고 불리는 설사 증상에 주의해야한다. 여행자 설사에 걸리면 탈수 위험이 높고 이는 태아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음식물 섭취를 특별히 주의해야한다. 또 임신 중에는 말라리아 위험 지역을 여행하지 않거나, 꼭 여행해야 할 경우 말라리아 예방약을 잘 챙겨먹는 것이 중요하다.
소아와 노령층 또한 필요한 예방접종을 다 접종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노령층은 필수 접종 외에도 인플루엔자, 폐렴구균 백신 등을 추가 접종하는 것이 좋다.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 약을 잘 챙기는 것도 필수다.
이대목동병원 감염내과 배지연 전문의는 “해외여행 시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손 씻기다”라며 “외출 후나 식사 전에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손 씻기만으로 수인성이나 식품 매개 감염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배지연 전문의는 또 “두 번째는 안전한 음식과 물 섭취”라며 “모든 음식물은 완전히 익혀서 먹는 것이 좋고, 물은 끓인 물이나 생수, 탄산수를 마셔야한다. 유제품도 반드시 살균 처리된 가공식품으로 먹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여행 중에는 모기나 곤충에 물리지 않도록 길고 밝은 색의 옷을 입고 모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나 뎅기열은 백신이 따로 없기 때문에 뎅기열 유행 지역에서는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한다. 마지막으로 개나 조류, 야생동물을 만지지 않는 등 동물 접촉 또한 피해야한다.
대부분 감염병은 귀국 후 3주 이내에 증상이 나타난다. 때문에 귀국 후 발열, 발진,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있다면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에 우선 신고를 한 뒤 안내에 따라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한다.
배지연 전문의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오랜만에 해외 여행을 가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라며 “오랜만에 여행을 가시는 만큼 예방접종이나 예방약을 잘 준비해서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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