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를 유기적으로 취합 분석하고 데이터 질 향상해야... 시스템 개선 발전을 위해 중앙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정책 반영이 숙제

28일열린‘2023호흡기감염병감시체계심포지엄’에서지영미질병관리청장이인삿말을하고있다.
28일열린‘2023호흡기감염병감시체계심포지엄’에서지영미질병관리청장이인삿말을하고있다.
사스, 메르스, 인프루엔자, 코로나19 등 차례로 일어나 대규모 전염병 유행 사태를 거치면서 우리사회는 이를 조기에 발견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전염병 감시체계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인식하게 됐다. 특히 이 같은 전염병들이 호흡기를 통해 전파되는 호흡기감염병이라는 점에서 호흡기감염병 감시체계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된다.

그렇다면 코로나19를 통해 들어난 우리나라의 호흡기감염병 감시체계는 어땠을까?

정부의 질문에 전문가들은 데이터의 수집 면에서는 우수한 편이나, 정작 임상 등에서 데이터를 활용하고 새로운 병원체를 발견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데에 미흡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질병관리청은 28일 서울시 코리아나 호텔에서 ‘2023 호흡기감염병 감시체계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처음으로 가진 호흡기감염병 감시체계 논의의 자리로, 지난 5월 11일 질병청이 발표한 ‘신종감염병 대유행에 대비한 중장기계획’ 중 핵심과제인 ’감염병 조기경보를 위한 통합 감시체계를 구축’ 노력의 일환이다.

자리에 참석한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매년 전문가들과 방역감기체계를 점검하고 방향성을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는 국내호흡기 감시체계 및 중증급성호흡기감염증 감시체계 운영 현황에 대한 소개, 세계보건기구(WHO)의 모자이크(MOSAIC) 감시체계 소개, 그리고 지난해 개편된 국내호흡기바이러스 통합 감시체계, 해외 감시 사례 등이 주제로 발표됐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가동된 호흡기바이러스 통합감시체계(K-RISS)는 감시 대상 병원체와, 참여 기관, 분석법 등의 확대를 통해 일정한 성과를 얻었음을 확인했다. 현재 K-RISS는 총 인플루엔자·호흡기바이러스 7종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추가하여 감시하고 있으며, 1,2,3차 150개소 의료기관이 임상연계 표본조사 기관(77개소)과 보완적 조사 기관(73개소)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분석된 주간별 동향과 바이러스 특성은 소식지와 인터넷을 통해 대외공유된다.

2023호흡기감염병감시체계심포지엄’패널토론에참여한패널들
2023호흡기감염병감시체계심포지엄’패널토론에참여한패널들
패널 토론에서는 한양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최보율 교수를 좌장으로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김창수 교수,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 감염면역결핍분과 김예진 교수, 고려대 구로병원 호흡기내과 이영석 교수,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이혁민 교수, 고려대 안산병원 감연내과 최원석 교수, 질병관리청 감염병관리과 양진석 과장, 신종병원체분석과 김은진 과장이 채널로 참석했다.

이날 패널들은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 드러난 국내의 호흡기감염병 감시체계에 대해 데이터의 수집이라는 면에서 매우 우수한 편이었으나, 정작 임상 등에서 데이터를 적용 및 활용하는 면에서는 미흡한 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새로운 병원체 발견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 면에서도 아쉬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감염병의 50%를 차지하는 소아환자에 대한 감시체계 부실과 검체 분석 기준의 엄격함, 이상 사례 보고 체계의 경직성 등도 언급됐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통로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들의 유기적 취합과 분석 △데이터의 신뢰도 관리 등을 통한 데이터의 질 향상 △수집 표본의 대표성 점검 △ 검체 조사 조건의 유연화 △신속한 이상사례 보고 핫라인 매뉴얼 도입 등의 의견이 게진되었다.

또한, 문제 개선을 위해서는 중앙부처의 관심과 지원의 지속성이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영석 교수는 “검체 분석 기준 유연화 등 정책적인 지원과 반영이 있어야 하는데, 중앙정부로 부터의 협조를 잘 이끌어내고 이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교수 역시 “오늘 지적한 부분들은 지난 사스와 메르스 등 때도 언급되었으나 시간이 지나면 투자 드라이브가 떨어졌다”며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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