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소아환자 1/4 담당해도 응급실 수가 적용 안 돼... 일반 진료과 병의원과 달라, 성인이 아닌 소아환자 기준 잣대 필요
25일 아동병원협회가 의정부튼튼어린이병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국 아동병원을 대상으로 '응급소아환자 진료 가능 여부' 설문조사 결과를 빌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117곳 아동병원을 대상으로 7월3일부터 7월 5일까지 한국형 응급환자 분류도구(KTAS)를 통해 진행된 이번 설문조사에서 10곳 중 8곳 정도가 중증 응급 환자 진료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조사에 참여한 아동병원의 81.0%(73곳)가 응급 환자(3등급) 직접 진료가 가능하다고 답했으며, 중증 응급환자로 분류되는 2등급도 51.0%(46곳)가 직접 치료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심지어 소생술이 필요한 1등급 중증 응급환자도 절반인 49.0%가 자신의 병원에서 발생한 환자라면 전원시키지 않고 진료할 수 있다고 답했다,
설문조사를 발표한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 부회장(의정부 튼튼어린이병원장)은 “아동병원의 경우 종합병원 응급실과 달리 처음부터 후속진료까지 한 번에 이어지는 ‘완결형 의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도가 높다”며 “대학병원을 포함한 상급 종합병원들이 소아환자를 보지 못해 응급실 뺑뺑이 사태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분포된 아동병원이 응급소아환자 맡아 골든타임 안에 진료할 수 있다면 의료 체계 구축에 큰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사회적인 이유로 상급 종합병원의 응급의료 체계가 작동하지 않을 경우 제2, 제3 소아응급 진료 방어선으로 아동병원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아동병원을 제도적으로 포함하는 소아 응급 의료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도 117곳에 불과한 아동병원이 전체 소아청소년환자 진료이 24%를 맡고 있는데, 이는 상급종합병원(25%)와 비슷한 양이다. 이 중 응급환자의 수도 적지 않다는 것이 아동병원협회 측의 설명이다.
최용재 부회장은 “현재 소아과대란으로 인해 환자들이 2~3시간씩 대기하는 가운데서도 응급환자로 의심될 경우 부모의 동의를 얻어 진료 전 우선 검사부터 돌리는 패스트 트랙을 가동하며 응급소아환자를 보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아동병원에서 응급소아아동을 진료해도 응급실수가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는 것. 현행법상 소아환자만을 전문으로 보는 아동병원이라고 해도 다른 진료과 병의원들과 차이점이 없다. 때문에 아동병원이 응급소아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고해도 어떠한 지원을 할 법적인 근거가 없다.
최 부회장은 “아동병원은 다른 진료과와 달리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처음부터 후속진료까지 모두 담당하게 되는데, 현제 의료 체계에서는 이 같은 특성이 저혀 고려되어 있지 않다”고 “성인 의료의 잣대로 아동의료를 재단하고 있는 것이 ‘소아환자 응급실 뺑뺑이 사건’ 같은 상황을 불렀다”고 꼬집었다.
그는 “비단 의료 체계 뿐만 아니라 약물, MRI같은 의료기기 등에서도 소아 환자의 특성이 고려되지 않은 성인의 기준에 맞춰져 의료자원이 동 나기 일쑤”라며 “한약관리처처럼 소아의료만을 전담으로 관리하는 정부부처가 만들어져서 특성에 맞는 기준을 세워줬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이어 “아동병원은 이미 역량을 넘어서 환자들을 보는 와중에 지원없이 응급소아환자들까지 진료하느라 허덕거리고 있다”며 “갈 곳 없는 응급소아환자들을 아동병원에서 커버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을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스텝을 서둘러야 할 이유도 있다. 올해 여름 유래없이 소아 호흡기환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회 부회장은 “이대로 가을 환절기가 되면 호흡기관련 응급소아환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울만큼 급증할 수 있다”며 “한시라도 빨리 아동병원을 소아필수의료 소아 응급 의료 체계에 편입시켜서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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