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네로도 초기 5년 동안은 개혁 군주 이미지가 강했다. 원로원 의견 존중, 세금 경감, 매관매직 시정, 해방 노예 중용, 국방력 강화 등에서 성과를 냈다. 그후 점점 폭군의 본성을 드러냈다. 권력의 잠재 경쟁자인 의붓동생을 살해하고, 마음으로 생각한 여인과의 혼인을 반대한 어머니를 죽였다.
9일간 계속된 로마의 대화재가 일어나자 그리스도교도를 희생양으로 삼았다. 300명을 잔인하게 처형했다. 또 불탄 왕궁의 무리한 재건 계획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민심이 이반 됐고, 측근인 스승, 군부, 원로원 등에서 암살을 시도했다. 네로는 모반 기미가 있으면 주변 인물까지 수사해 제거했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에게 인기가 높은 인사들도 숨졌다.
권력자의 광기에 시민은 불안해했 고, 불만은 갈수록 증폭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암살 모의는 반란으로 악화됐다. 지금의 프랑스 땅인 갈리아에서 10만명의 시민이 봉기했다. 에스파냐 총독 갈바는 아예 군대를 이끌고 로마로 진격했다. 반란군에게 원로원과 시민들은 물론 네로의 근위병까지 가세했다. 고립무원이 된 네로는 로마 시내의 하인 집으로 숨었다가 자살했다.
네로의 광기는 인류 최초의 집단적인 박수부대 동원으로도 이어졌다. 그리스 문화에 심취하고, 시와 노래를 좋아한 그는 스스로를 위대한 예술가로 착각했다. 측근들 앞에서 수시로 노래를 불렀던 그는 서기 64년에 나폴리에서 가수로 공식 데뷔했다. 이때 가벼운 지진으로 극장 건물이 손상됐다. 그러나 네로는 자신의 노래 솜씨에 하늘이 감탄한 징조로 여겼다.
관객의 환호에 삶의 희열을 느끼는 ‘스타 병(病)’에 빠진 그의 눈에 알렉산드리아에서 온 선원들이 보였다. 공연장을 찾은 그들은 리드미컬한 박수로 흥을 돋구웠다. 이에 네로는 5천 명의 젊은이로 박수부대를 조직했다. 유니폼을 입은 그들은 박수 유형에 따라 세 부대로 구성됐다. 더 강한 자극을 원하는 네로는 나중에는 군대 투입도 했다.
네로는 AD 67년에 그리스 순회공연을 떠났다. 노래를 부르기 위한 그리스 여행에는 박수부대도 동행했다. 자신을 뛰어난 가수이자 시인으로 여긴 그는 나라 곳곳의 축제에 참가해 1808회나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월계관은 음악이나 예술의 실력이 아닌 권력에서 나온 것이었다.
네로는 대중의 인기에 연연했지만 식성은 최고급이었다. 그가 좋아한 식품이 버섯이다. 그의 별명이 ‘버섯 황제’ 였다. 누구라도 귀한 버섯을 가져오면 황금을 주었기 때문이다. 버섯과 황금이 같은 무게로 교환됐다. 네로의 혀를 매혹시킨 것은 송로버섯이다.
그는 이 버섯을 ‘사랑의 묘약’이라고 불렀다. 독특한 향이 성적 흥분을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한 결과다. 당시 로마에서는 송로버섯을 최음제로 활용했다. 이 같은 전통으로 인해 송로버섯은 유럽에서는 훗날에도 여성미를 희망하는 귀부인들과 강한 남성력을 자랑하려는 왕족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버섯은 품종이 무척 많고, 효능도 각각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건강식품이다. 단백질 미네랄 등 영양소가 다양하고, 면역력 강화에도 긍정적이다. 일부 버섯은 항산화 물질을 함유하고 있고, 혈당 조절에도 유용하다. 몇몇 버섯은 비만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글 : 삼성가정의학과의원 이상훈 원장)
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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