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러한 긴 연휴로 인해 오히려 항문 건강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명절 및 휴가 기간에는 기름진 육류 위주의 음식과 음주를 많이 하게 되고, 음식 준비나 장거리 이동으로 앉아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 치질이 악화되기 쉽기 때문이다.
치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이동 전에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체온과 비슷한 37~38도의 물로 좌욕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장거리 운전이나 착석 시 치질 방석을 활용하고, 2시간에 마다 일어나 10분 정도 적절한 휴식과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차가운 바닥에 쪼그려 앉아 음식을 준비하거나 오래 앉은 자세로 있으면 항문 혈관의 압력이 증가하고 혈액순환이 어려워져 치질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휴가기간 내 식습관 관리도 필요하다. 우선, 전이나 육류와 같은 음식은 자제해야 한다. 기름지고 수분이 적은 음식은 변비를 유발하는데, 배변 시 항문을 손상시켜 치핵이나 치열이 생기기 쉽게 된다. 반대로 배탈, 설사가 자주하게 되면 치루 위험이 있어 유의해야 한다.
과도한 음주도 삼가는 것이 좋다. 술을 마시면 말초혈관이 확장되고 혈류량이 증가해 치핵 부위에 출혈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변비가 있다면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질은 크게 치핵, 치열, 치루로 나뉜다. 치핵은 혈관, 평활근, 지지조직 등으로 구성된 항문 쿠션이 늘어나 혹처럼 튀어나오는 것이다. 치열은 항문 피부나 점막이 찢어진 것이고, 치루는 항문샘에 염증이 생겨 고름이 나오는 것이다.
치질 중에서 가장 흔한 치핵은 항문 조직이 밖으로 빠져나온 정도에 따라 네 단계로 세분화한다. △항문 조직이 빠져나오지 않은 상태를 1도 △배변할 때 빠져나왔다가 저절로 들어가면 2도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가면 3도 △항상 빠져 나와있으면 4도다.
1, 2도의 경미한 치핵은 약물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로 개선이 가능하다. 하지만 3도 이상이라면 치핵을 절제하는 수술을 해야 한다. 치핵 환자 중 실제 병원에서 수술하는 경우는 30% 내외로, 조기에 발견하면 대부분 수술 없이 호전 가능하다.
긴 연휴에는 치질로 내원하는 환자가 급증한다. 조기에 치료할수록 예후가 좋은 만큼, 치질이 의심되는 증상을 보인다면 빠르게 의료진을 찾아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이미 치질을 경험하고 있는 환자일 경우에는 휴가 중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글 : 굿모닝미항외과 강동범 대표원장)
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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