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이사장 김재택, 중앙대병원 내분비내과)가 ‘심뇌혈관질환의 예방을 위한 콜레스테롤 관리’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책토론의 핵심이 되는 주제는 ‘국가검진의 지질검사를 현재의 4년에서 다시 2년으로 환원’이었다. 건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를 확인하는 이상지질혈증 검사는 기존 40대 이상 연령에서 2년에 한번이었으나 경제성평가를 이유로 2018년 남자 24세 이상 여자 40세 이상 대상 4년에 한번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국내 주요 사망원인인 심뇌혈관질환에서 이상지질혈증 관리가 중요한 만큼, 조기 발견을 위해 국가건진에서 지질검사를 다시 2년으로 돌려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았다.
고려대 의대 내분비내과 김신곤 교수는 “일반적으로 LDL 콜레스테롤이 위험하다고만 알고 있다”며 “최근에는 총 콜레스테롤에서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뺀 non-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요소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채 살아온 기간이 길수록 같은 연령대에 비해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이 많게는 4배 차이가 난다는 연구를 소개하며, “이상지질혈증 변동성 확인을 위해 일반 성인은 최소 2년마다,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은 1년마다 지질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뇌졸중 및 뇌동맥경화 전문가인 울산의대 신경과 김범준 교수도 “이상지질혈증 환자의 경우 일찍부터 스타틴 등의 약제를 통해 LDL 콜레스테롤을 낮추면 뇌졸중 발생위험 및 중증도를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치료 이후 치매 등 합병증을 막기 위해서라도 가건강검진에서 이상지질혈증의 조기 발견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려대 의대 순환기내과 박재형 교수는 “얼마전 하룻밤에 연달아 들이닥친 3명의 심근경색 환자가 모두 국가건진에서 지질검사를 받지 않았거나 비해당군이었다”며 “2018년 지질검사 주기를 4년으로 연장하게 된 계기가 되었던 용역연구의 의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패널토론에 참가했던 SBS 조동찬 의학전문기자는 “의학적 근거가 약한 몇몇 용역 연구만으로 공신력 있는 전문가 학회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정책을 결정하고 고수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앞으로 언론을 통해 공론의 장에서 다룰 필요가 있다“고 강하게 발언했다.
하지만 보건 당국의 반론도 나왔다. 역시 패널토론 참가자인 보건복지부 건강증진과 박지민 사무관은 “국가건강검진 항목을 설계할 때 그 효과과 경제성을 따져서 결정할 수 밖에 없다”며 “2018년 검진 기준은 검사 대상을 남성 24세로 확대하면서 검사 간격을 늘린 것으로, 잦은 검사 보다 일찍부터 지질검사를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여러 전문가들의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2021년 도 한번 타당성 조사가 진행되고, 고위험군에 대한 검사 확대, 고혈압당뇨는 등록관리 사업 등을 통해 이상지질혈증 관리가 더 잘 될 수 있도록 당국에서도 노력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시대상이 반영될 수 있도록 조사하며, 그때마다 전문가의 의견을 잘 수렴하고 다들 납득시킬 수 있도록 앞으로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질검사 연령이나 간격보다, 건진에서의 지질검사 대상 여부와 의미를 국민들이 잘 모르는 것이 더 문제라는 의견도 나왔다. “국가건강검진 수검자가 지질검사 누락을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결과지에 지질검사 미해당 표시를 발견한 후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성별에 따라 지질검사 시작 시점이 다른 점도 혼선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국민 교육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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