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지면 혈액순환 나빠지고 혈당은 증가... 당뇨병 오래될수록 유병률 높아져, 증상 없어도 반드시 안과 검진
30년 이상의 당뇨병 환자 90%에서 당뇨망막병증 발생
당뇨망막병증은 당뇨병의 미세혈관 합병증 중 하나다. 망막은 아주 예민하고 얇은 조직이기 때문에 약간의 출혈로도 큰 타격을 받는다. 당뇨병으로 인한 고혈당은 이러한 망막 모세혈관에 손상을 가져오고, 망막 전반에도 허혈 손상을 일으키게 된다. 출혈 이후 혈액 성분이 망막으로 유출돼 부종이 생기고, 신생혈관도 생길 수 있다. 심하면 실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관리를 잘 하더라도 10~20년이 지나면 당뇨망막병증이 생길 수 있다. 실제 당뇨망막병증의 유병률을 보면 ▲당뇨병 진단 당시에는 1.9%, ▲유병 기간이 5년 이내면 14.6%, ▲6~10년 22.9%, ▲11년 이상 40.1%, ▲15년 이상 66.7%, ▲30년 이상이면 약 90%에 달한다. 당뇨병 유병 기간이 늘어남에 따라 당뇨망막병증의 유병률도 함께 증가하는 것이다. 또한 40세 이상 성인 당뇨병 환자 중 당뇨망막병증의 유병률은 19.6%로 알려져 있다.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거나 얼룩이 떠다니고 시력저하까지
당뇨망막병증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어느 정도 진행한 후 증상이 발생한다. 당뇨황반부종이 생기면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거나 흐려지거나 어둡게 보이고 시력 저하가 나타난다. 망막의 혈관이 터져 유리체 출혈이 발생하면 갑자기 눈앞에 무언가 떠다니거나 얼룩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견인망막박리가 발생하면 시야가 어두워지거나 시력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망막과 유리체뿐만 아니라 안구의 앞쪽에도 신생혈관이 자라 안압 상승을 유발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안구 통증, 두통, 구역, 시력 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초기 증상이 없기 때문에 환자가 증상을 느꼈을 때는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때문에 조기진단 및 빠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처음 당뇨병을 진단받을 때부터 주기적으로 안저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당뇨망막병증의 소견이 없거나 혈당조절이 잘 된다면 1~2년 간격으로, 당뇨망막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심하지 않으면 6개월~1년마다,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에는 3~6개월마다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한다.
겨울철 운동량 감소와 비타민D 부족, 혈당 증가 등으로 증가
당뇨망막병증은 겨울철에 더 호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겨울에는 기온 저하로 혈관과 신경, 근육이 위축되어 신체의 혈액순환이 저하된다. 또한 추워지다 보니 실내에만 있게 되어, 신체 활동량이 줄면서 에너지를 저장하려는 경향을 보이며 식욕이 늘어나 체중이 증가할 수 있다. 일조량이 주는 것도 영향을 끼친다. 몸의 비타민D가 부족해지면서 혈당 상승을 초래할 수도 있어서다. 결국 혈액순환 저하와 당뇨병의 악화로 인해 당뇨망막병증의 발병이 높아지는 것이다.
먼저 전신 위험인자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병 초기에 혈당조절, 혈청지질조절, 혈압조절, 금연 등 당뇨병을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인자를 우선적으로 조절해야 한다. 당뇨망막병증이 진행되었다면 일단 망막에 출혈이 발생하면 위치가 중요하다. 망막 중심부까지 출혈이 오지 않았다면 레이저나 약물 치료로 중심부를 보전해 시력을 지킬 수 있다.
이미 중심부를 침범했으면 예후가 좋진 않지만, 수술이나 레이저 혹은 약물로 중심부 신경을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한다. 수술 방법으로는 유리체 출혈, 견인망막박리가 발생한 경우 유리체 절제술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기술 발달과 기계나 약물의 발전으로 시력을 유지할 수 있는 많은 방안이 마련되어서 수술의 성공률을 높이고 있다.
당뇨망막병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뇨병의 조절, 특히 당화혈색소의 조절이다. 연구에 의하면 당화혈색소 수치가 1% 높아질 때마다 당뇨망막병증의 위험도가 1.4배 증가한다고 한다. 또한, 앞서 언급했듯 초기에는 증상이 없으므로 주기적인 안저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이미 나타난 후에는 경우에 따라 치료 시기를 놓쳐 시력에 안 좋은 결과를 유발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당뇨병이 있거나 당뇨망막병증이 있는 분들이 시력적으로 문제가 발생한다면 지체하지 말고 안과에 내원해 검사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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