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 선택 시 고려사항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반려동물 연령에 맞는 사료를 선택해야 한다. 보통 2개월 이하용 사료, 어린 반려동물용, 성견·성묘용, 노령 반려동물용으로 나뉜다. 2개월 이하의 새끼들이 먹는 사료는 위장관이 약한 반려동물들을 위해 소화가 더 잘 되게끔 가공되어 있다. 만약 2개월 이하의 반려동물이 성견·성묘용 사료를 먹을 경우, 소화가 잘 되지 않아 구토, 설사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다 큰 반려동물이 어린 강아지·고양이 사료를 섭취할 경우, 영양 불균형이 올 수 있으므로 반드시 반려동물의 연령대에 맞는 사료를 선택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내 반려견·반려묘에게 어떤 음식 알러지가 있는지 알아보아야 한다. 음식 알레르기는 특정 식재료에 대한 면역학적 과민 반응이다. 연령대와 상관없이 나타나며 고양이보다 강아지에게 발생하는 빈도가 높다. 음식 알레르기는 알레르기 검사와 사료 교체를 통해 개선해 나갈 수 있다. 예를 들어 곡물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라면 옥수수, 밀, 쌀, 대두 등이 첨가되지 않은 사료를 골라 섭취하는 것이다. 반려동물 알레르기 성분은 동물병원에 내원해 혈액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검사 결과를 토대로 담당 수의사가 사료를 추천해 주기도 한다.
가장 중요하게 보아야 할 것은 사료 뒷면에 있는 원재료 성분 표시이다. 육식을 하는 강아지, 고양이에게 가장 중요한 영양소는 단백질이다. 반면 적게 섭취해야 하는 영양소는 탄수화물이다. 사람처럼 침으로 녹말을 분해하지 않고 췌장에서만 탄수화물을 분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탄수화물은 적고 단백질이 함유량이 높은 사료 섭취를 권한다.
또 화학 첨가물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피해야 할 화학 성분에는 에톡시퀸, BHT, BHA, 소르브산칼륨, 소르브산, 프로필몰식자산염 등이 있다. 이런 인공 화학물은 대부분 사료의 보존 기간을 늘리기 위해 사용되는데, 다량 섭취할 경우 심각한 질병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호흡곤란, 혼수상태,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더운 여름철에는 사료를 보관하는 방법도 매우 중요하다.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인해 사료가 쉽게 상할 수 있고, 이는 반려동물의 건강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사료 보관의 가장 기본적인 것은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사료를 보관하는 것이다. 가능하면 습기와 외부 공기로부터 사료를 보호해 주는 사료 전용 밀폐 보관함에 담아 최대한 그늘진 곳에서 보관할 것을 추천한다. 사료를 대량으로 구입했을 경우, 소량씩 나누어 보관해야 한다. 이는 사료가 한 번에 다 변질되는 것을 막아 주기 때문이다.
보호자들이 사료 보관하는 방법 중 놓치고 있는 것이 바로 냉장 보관이다. 냉장고 내부는 온도가 낮기 때문에 사료가 신선하게 보관될 거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냉장고 내부는 생각보다 습도가 높다. 또 낮은 온도에 있던 사료를 실온으로 꺼낼 때 온도가 급격하게 오르는데 이때 기온차로 인해 더 습해질 수 있기 때문에 냉장 보관은 되도록 권하지 않는다.
사료가 아닌 생식과 화식을 선택하는 보호자도 있다. 이럴 경우 보호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영양소에 대한 충분한 공부와 데이터 없이 시도했다가 영양소 과잉이나 결핍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도하고 싶다면, 식품에 대한 지식과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영양소, 내 반려동물의 식이 알러지 등을 파악하고 시도해 보기를 바란다. 화식은 신선도 유지를 위해 1~2회씩 용기에 소분하고 냉장 보관 또는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다. 이때 밀폐용기나 지퍼백을 사용해 외부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차단하고 냉장 보관한 화식은 2~3일 이내에, 냉동 보관한 화식은 2~3개월 이내에 급여할 것을 권한다.
만약 사료 섭취 후 반려동물에게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최대한 빠르게 동물병원에 내원해 적절한 치료와 처치를 받아야 한다. 동물병원에서는 반려동물의 영양 상태, 비만, 알러지 여부 등의 개선을 위한 처방식을 추천받아 구매가 가능하다. 따라서 사료 선택에 어려움을 겪거나 사료 교체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 수의사와 상담해 보기를 바란다.
(글 : 잠실동물병원 김정희 원장)
임혜정 기자
press@healthi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