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축농증(자궁내막염, Pyometra)은 자궁 내에 고름이 축적되는 질환으로 주로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은 암컷 강아지, 고양이에게 나타난다. 자궁축농증의 대표적인 원인은 호르몬의 영향과 세균감염이다. 암컷 반려동물이 발정기를 지날 때마다 프로게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은 임신해 대비해 자궁벽을 두껍게 만들고 자궁의 수축을 막는다. 이러한 과정에서 일부 자궁 내벽이 지나치게 두꺼워지고 낭성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가 반복되면 자궁은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는데 이때 자궁 내부로 침입한 세균이 염증을 일으켜 자궁에 농이 차는 것이다. 따라서 어린 개체보다는 6세 이상 여러 번 발정을 겪은 암컷 반려동물에게 많이 나타난다.
자궁축농증은 자궁 경부 상태에 따라 ▲폐쇄형과 ▲개방형으로 나눌 수 있다. 폐쇄형 자궁축농증은 자궁경부가 닫혀 있어 고름이 외부로 배출되지 않은 형태를 말하고 개방형 자궁축농증은 자궁 경부가 열려 있어 고름이 외부로 배출되는 형태를 말한다. 개방형은 혈액이 섞인 농이나 녹색, 갈색 등의 분비물이 외부로 배출되다 보니 보호자가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하지만 폐쇄형은 내부에 농이 축적되기 때문에 초기에 눈에 띄는 증상이 보이지 않아 뒤늦게 동물병원에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자궁축농증은 병을 빠르게 발견하지 못하고 방치할 경우, 전신패혈증으로 인해 사망할 확률이 굉장히 높다. 만약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은 암컷 반려동물의 배가 빵빵하거나 기력 저하, 구토, 고열, 설사 등의 증상을 보이면 반드시 동물병원에 방문하기를 바란다.
앞서 말했듯 개방형의 경우, 눈으로 증상이 보이기 때문에 빠르게 수술을 진행할 수 있지만 폐쇄형 자궁축농증은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자궁 내부의 고름 축적을 확인해 보아야 한다. 초음파상 농이 찬 자궁은 정상 자궁 크기에 비해 매우 확장된 모습을 보인다. 자궁 내부에 농이 아닌 물이 차는 자궁수종 역시 유사한 모습을 보이기 떄문에 혈액검사, 혈구검사(CBC), 염증검사(CRP) 검사 등을 함께 병행한다.
자궁축농증 예방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바로 중성화수술을해 주는 것이다. 중성화수술은 생식 기관을 제거해 주는 수술로 수컷 또한 이를 통해 전립선질환, 고환암 등을 예방할 수 있다. 종종 자궁축농증과 같은 질병이 발병했을 때 중성화수술을 해 주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하는 보호자들이 있다. 만약 아직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은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면 소중한 내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한 번 더 고민해 보기를 바란다.
(글 : 프라임동물의료센터 황호준 원장님)
임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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