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에는 기압이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높아진 관절 내부 압력 탓에 신경이 압박됨에 따라 통증이 매우 심해진다. 또 비가 많이 내릴 땐 습도가 높아지는데, 이는 체내 수분 증발을 억제해 무릎 관절 주변 근육을 긴장시키고, 심한 붓기와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때문에 위의 사례 속 환자 뿐만 아니라 많은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이 장마 소식이 들려오면 그 순간부터 바짝 긴장하고 움츠러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계속 두려움에 떨어야만 하는 것일까? 이들의 고통을 덜어낼 치료법은 정녕 없는 것일까? 아니다. 방법은 분명 있다. 심지어 그 종류도 다양하다. 우리가 시도해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단연 ‘무릎 줄기세포이식술’이다. 환자 본인의 무릎 관절을 보존하면서도 한 번의 시술만으로도 관절 연골 재생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릎 줄기세포이식술은 동종 제대혈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를 사용해 자연적으로는 재생이 불가능한 관절 연골을 재생시키는 방법이다. 관절 내시경 또는 최소 절개를 통해 무릎의 관절 연골 결손 부위를 확인한 후 주변을 잘 정리하고 연골하 뼈에 미세한 구멍 여러 개를 뚫는다. 그런 다음 구멍 내부에 줄기세포치료제를 주입하면 시술 후 1년 이내에 파여 있던 관절 연골 손상 부위가 재생되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미 관절 변형이나 관절 연골을 보호하는 반월연골판 등의 주변 구조물 손상이 심한 경우라면 휜다리 교정술을 같이 해야 재생된 관절 연골이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다.
시술 시간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상이하며, 이식술만은 평균적으로 30분 정도면 충분하지만 휜다리 교정술을 함께 시행하는 경우 더 걸리게 된다. 부위 마취로도 진행이 가능하고 출혈이 많은 수술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의 신체적 위험 부담이 적은 편이며, 나이가 많거나 당뇨나 고혈압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시술이 가능하다.
이미 관절이 너무 굳었거나 관절 연골 전체가 손상되어 휜다리 교정술을 같이 하더라도 치료 결과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들이라면 인공관절수술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인공관절수술을 결정하기 전에 자기 관절을 계속 쓸 수 있는 치료가 가능한지를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하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 퇴행성 관절염은 있지만 아직 관절이 심하게 굳지 않고 관절 연골을 보호하는 구조물들이 잘 남아 있다면, 비록 변형은 심하지만 휜다리 교정술의 적응증이 된다면, 특히 아직 연령대가 젊고 활동적인 경우라면 무릎 줄기세포이식술을 통해 인공관절수술 시기를 늦추거나 피할 수도 있으니 희망을 버려선 안 된다. 무엇보다 손상된 관절 연골을 방치해 관절 전체가 망가지기 전에, 초기에 치료를 받는다면 작은 시술로도 자기 관절을 계속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관절이 불편하고 아파지면 곧바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 : 메드렉스병원 K-관절센터 문찬웅 센터장)
김국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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