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특정한 증상이 없어 조기진단에 어려움이 많아 암의 병기가 상당히 진행된 채 발견되기도 한다. 잦은 재발과 전이 역시 난소암의 특징이며, 발병 시 초기일지라도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양측 난소를 모두 절제하는 것이 원칙이다. 자궁과 난관에도 흔히 전이되므로 난소, 난관, 자궁을 동시에 절제하기도 한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이유영 교수는 “난소암의 발병 원인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빠른 초경과 늦은 폐경 그리고 출산 또는 모유 수유 경험이 없는 것들이 위험인자로 잘 알려져 있다”며 “이 외에도 BRCA 유전자 변이가 있는 등 유전적인 요인으로도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BRCA 변이, 난소암 치료 위한 주요 바이오마커
BRCA 유전자는 우리 몸에서 손상된 DNA를 수리하고 복구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 유전자가 변이될 경우 난소암이나 유방암과 같은 악성 종양의 발병 위험이 커진다. 특히, BRCA 유전자 변이는 유전성을 지니고 있어 부모가 변이를 가지고 있을 때 자녀에게도 유전될 가능성이 50%이상이다.
이러한 BRCA 변이가 가진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BRCA 유전자 변이의 유무를 확인하면, 표적치료제인 PARP 저해제를 이용해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다. PARP 저해제는 암세포의 손상된 DNA가 복구되지 않도록 하여 세포를 사멸시키는 역할을 하며, BRCA 변이로 인해 발생한 난소암 치료에 특히 효과적이다.
최근 미국에서 상피성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BRCA 변이가 있는 환자들에게 PARP 저해제를 1차 유지요법으로 사용했을 때 생존율이 크게 개선됨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기존의 세포독성 항암화학요법 이후 PARP 저해제를 유지요법으로 사용하면, 기존 치료법 대비 우수한 치료 성적을 보이면서도 부작용이 적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BRCA 변이 난소암 환자들은 PARP 저해제의 좋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적절한 치료를 위해서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BRCA 변이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 PARP저해재 린파자, 7년 장기 생존 효과 입증밝혀
대표적인 PARP저해제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는 잦은 재발과 전이로 치료가 어렵던 난소암 치료 환경에 BRCA 유전자 변이라는 ‘정밀의료’ 개념을 제시하며 등장했다. 올해로 국내 허가 9주년을 맞은 린파자는 7년 장기 생존 데이터를 보유한 PARP저해제로 처방되고 있다.
SOLO-1 3상 임상 결과에 의하면, 린파자군의 7년 추적 결과 전체 생존율(OS, Overall Survival)은 67%로 위약군(46.5%) 대비 사망 위험을 45% 감소시켰다(HR=0.55, 95% CI 0.40–0.76; P=0.0004 [P<0.0001 required to declare statistical significance]). 무진행 생존기간(PFS, Progression Free Survival)의 중앙값은 56개월로 위약군 대비 13.8개월 높았으며, 질병의 진행과 사망 위험을 67% 감소시켰다(HR=0.33, 95% CI 0.25-0.43).
또한, 미국 헬스케어 청구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연구 결과, 린파자는 PARP저해제 중 높은 치료지속성과 약물순응도를 보였다. 90일 이상 치료 공백이 없거나 최소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치료받은 환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료지속성은 82.2%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권장 투여 요법에 대한 순응성 역시 80.2%로 높았다.
이 교수는 “린파자는 2년의 상대적으로 짧은 복용기간으로도 7년 이상 장기 생존을 기대할 수 있는 혁신적인 치료제”라며 “국내 허가 9주년을 맞이하여 더 많은 난소암 환자들이 정밀의료 혜택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종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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