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옷·고산대지 환경, 동상 악화 가능성 ↑
마사지, 뜨거운 물로 녹이기 등 잘못된 동상 응급처치 상식 유의
따뜻한 물 마셔 체온 올리고 서서히 부위 녹이며 증상 완화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지만 방심하면 안 된다. 손발이 저릿하고 차가운 증상이 반복되면 ‘동상’을 의심해 봐야 한다.
◇겨울 불청객 동상
기온이 떨어지면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을 수축한다. 혈류의 흐름이 감소해 중심부로 체온이 집중된다. 이 과정에서 손, 발, 귀 등 신체 말초 부위 혈액 공급이 떨어져 해당 부위 체온이 급격 낮아진다.
피부와 피하 조직은 온도가 0℃ 이하로 내려가면 세포 내 물이 얼음 결정으로 변한다. 얼음 결정은 세포막을 손상하고 삼투압 불균형까지 유발한다. 세포가 붕괴하기 시작하면서 세포 사이에 부종이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부종이 일어난 부위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차단돼 세포 괴사로 이어질 수 있다.
추운 날씨 속에서 신체가 정상적인 혈류 흐름을 유지할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면서 말초 조직이 손상돼 동상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감각이 사라지고 피부가 검붉은색으로 변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동상을 부르는 환경
춥다고 동상 증세가 모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주로 저온, 습도, 풍속 등 다양한 요인의 결합으로 신체 열 손실이 극대화되는 상황에서 동상이 쉽게 발생한다.
① 옷이 젖은 상태
등산이나 갑작스러운 땀으로 옷이 젖으면 동상 위험성이 높아진다. 젖은 옷은 공기보다 열전도율이 높아 열이 빠르게 빠져나간다. 물은 신체 열을 흡수하고 빠르게 증발해 피부를 더 차갑게 만든다. 비 오는 날이나 눈이 오는 날 신발이 젖은 상태에서 발끝이 얼얼해지는 이유다.
② 고도가 높은 환경
산악 지대 등산이나 고산지대를 오른다면 동상에 유의해야 한다. 고도가 상승할수록 기온이 떨어진다. 또한 일교차가 커 몸이 체온 조절을 하기 어려운 상태가 된다. 바람까지 강하게 부는 경우가 많아 체감 온도가 실제 온도보다 낮아지게 된다. 피부 표면에 따뜻한 공기가 닿지 않으면서 말초 부위는 더 쉽게 얼게 된다. 등산 시 흘리는 땀도 동상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③ 체력 소진 상태
피로, 음주로 인한 에너지 부족 상태도 동상에 취약하다. 피로한 상태에서는 신체가 열을 생산하기 위한 충분한 에너지가 부족할 수 있다. 근육 활동 감소로 체온 유지도 어려워진다. 음주는 열을 오르게 만든다고 생각하기 쉽다. 일시적으로 혈관을 확장해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체내 중심부 열이 피부 표면으로 이동하면서 나타나는 증상으로 체온이 외부로 빠르게 방출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 외에도 기온이 낮은 곳에서 캠핑 같은 장시간 야외 활동, 장갑/목도리 등 방한 장비 부족, 냉동 물체와의 접촉 등도 동상 발생을 촉진하는 환경이다.
◇잘못된 동상 응급처치 상식
흔히 동상은 따뜻하게만 해주면 원상태로 돌아온다고 생각하기 쉽다. 잘못된 동상 응급처치는 오히려 더 심각한 괴사로 유발할 수 있다.
잘못된 상식① 동상 부위를 문지르거나 마사지 하면 낫는다
동상 부위를 손으로 문질러 따뜻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은 독이 될 수 있는 행동이다. 차가워진 부위를 문지르면 얼어 있는 조직의 손상이 가속화되면서 조직 괴사를 악화시킬 수 있다. 마사지를 하면 혈액순환이 일어나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동상이 발생한 피부는 매우 약한 상태이기에 자극을 가할 경우 추가 손상이 이뤄질 수 있다.
잘못된 상식② 뜨거운 물이나 열로 바로 녹이면 된다
얼어버린 부위에 바로 뜨거운 열기를 가져다 대면 녹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갑자기 뜨거운 온도에 노출되면 화상이 생기거나 조직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잘못된 상식③ 피부가 하얗게 변해야 동상 증상이다
피부색이 변해야만 동상인 것은 아니다. 초기 단계에서는 말단 부위가 붉게 변하고 저릿한 느낌임 들 수 있고 피부 변색이 없더라도 동상이 진행 중인 경우도 있다. 감각이 둔해지거나 저린 느낌이 나타나면 동상 초기 신호로 간주해야 한다.
◇올바른 동상 대처법
동상 증상 발현 시 올바르게 대처해 증상 악화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 공기가 차가운 곳이라면 가능한 한 빨리 따듯한 실내로 이동한다. 젖은 옷을 벗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어 체온 감소를 방지해야 한다.
동상 부위가 움직이지 않도록 부드럽게 감싸 고정한다. 움직임은 조직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피하고 물집이 생겼다면 2차 감염 예방을 위해 터트리지 않고 그대로 둬야 한다.
뜨거운 물이나 열을 바로 부위에 가하지 말고 37~42℃의 따뜻한 물로 서서히 부위를 녹여야 한다. 20분~40분간 진행하면서 피부가 붉어지고 감각이 돌아오고 있는지 확인한다. 이 과정을 반복했음에도 감각이 없거나 검붉은색이 남아있다면 즉시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
부위를 직접 따뜻하게 함과 동시에 따뜻한 차나 물을 섭취해 체내 열을 생성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과 알코올이 아닌 음료가 적합하며 탈수 방지와 열 손실을 막아준다.
이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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