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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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기술수출 분야에서 전년도보다 다소 저조한 성과를 기록했다.

1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기술수출 규모는 약 55억4600만 달러(약 8조2000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기술수출 규모인 약 59억4600만 달러(약 8조8000억 원)보다 약 7%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기술수출 계약 건수도 20건에서 15건으로 줄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지난해 성과 감소의 원인으로 글로벌 경제 불황과 정책적 불확실성을 꼽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움직임 등으로 인해 글로벌 제약사들이 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기술수출 규모와 건수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실제 상반기까지만 해도 국내 제약·바이오 기술수출은 최소 4조5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9000억 원) 대비 55% 증가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당시 업계는 이 같은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기술수출이 급감하며, 4분기에는 건수가 3건으로 전년 동기(6건)의 절반에 그쳤고, 금액도 약 5조 원에서 1조5000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그럼에도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여러 건의 조 단위 '빅딜'을 성사시키며 주목을 받았다.

지난 3월에는 아리바이오가 중국의 한 기업에 경구용 치매 치료제 'AR1001'을 기술 수출하며 1조2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상대 기업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는 국내 치매 치료제 기술의 경쟁력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6월에는 아이엠바이오로직스, HK이노엔, 와이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신약 개발 기업 네비게이터 메디신에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 물질 'IMB-101'의 기술을 이전하며 총 1조3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이어 7월에는 오름테라퓨틱이 미국의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와 표적 단백질 분해제(TPD)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해 약 1조3000억 원 규모의 성과를 올렸다. 이는 국내 바이오텍의 독창적 기술이 글로벌 무대에서도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기술수출 규모와 건수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글로벌 경기 상황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봐야 한다"며 "국내 기업들의 연구개발(R&D) 투자와 신약 파이프라인 확장이 지속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전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외국 기업들이 원하는 전략적 파이프라인을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점차 확보해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지속적인 '빅딜' 성과도 기대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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